“성폭력, 성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행동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약 40년 동안 성평등을 위해 활동한 김다미 군포여성민우회 대표(62)의 굳은 결심이다.
김 대표는 어렸을 때 살아온 환경이 성평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된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6자매 중 장녀로 태어난 김 대표는 당시 호주제로 인해 딸만 여섯을 낳은 어머니가 아들을 낳기 위해 고생하는 모습을 보며 자라왔다. 그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어머니에게 장남을 낳아야 한다고 수없이 얘기했고 그로 인해 김 대표는 가부장제, 호주제의 문제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보며 문제의식을 느꼈다.
이는 1982년 20세가 되던 해 벌어진 호주제 폐지 운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됐다. 당시 글을 쓰고 캠페인을 벌이는 등 운동에 참여하던 김 대표는 그때까지만 해도 여성의 문제가 아닌 개인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생각은 1986년 여성단체에 첫발을 디딘 이후 180도 달라졌다. 여성단체에서 활동하며 성차별, 성폭력 등을 당한 여성을 수없이 목격하게 됐고 이 일을 계기로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가 함께 손잡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것은 오랜 세월 꾸준하게 성평등 활동을 진행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
그렇게 사회복지 분야 공부와 활동을 이어오던 중 1999년 여성 전반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군포여성민우회가 만들어졌고 김 대표는 군포여성민우회 소속으로 활동을 이어가게 됐다.
군포여성민우회는 이혼하거나 사별한 사람이 마음 편히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자 성폭력 상담소, 한부모 가족 모임, 성교육 활동 등을 진행하는 곳이다.
그는 이곳에서 활동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장애 여성이 남편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해 오다 우발적으로 살해한 일을 꼽았다. 당시 김 대표와 군포여성민우회는 우발적이었다고 해도 평소에 심하게 폭행을 당해온 것에 주목, 법원에서 시위하고 캠페인을 벌이는 등 구명운동을 꾸준히 진행했고 해당 여성은 정당방위를 인정받아 석방까지 이어지게 됐다.
이 외에도 그는 ‘어려움이 있다면 해결하고 지원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여성뿐만 아니라 청소년, 한부모 가족, 노인 등에게도 15여년간 사회복지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이러한 활동으로 7월 말 ‘경기도를 빛낸 올해의 여성 인물 8인’에 선정됐다.
김 대표는 “성평등이라는 것은 여성만 평등을 주장하는 것이 아닌 폭력 없는 누구나 평등하고 차별받지 않는 세상, 다같이 좋아지는 세상을 의미한다”며 “다 함께 행복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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