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용문산의 어제와 오늘

신희동 농어촌개발컨설턴트·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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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산은 산세가 상당히 큰 산이다. 한반도의 주요 대간, 정맥들에서 벗어나 별개의 단독 산군으로 존재하고 있다. 경기도에 있기에 그다지 크고 거친 산이 아닐 것 같은 인상을 갖기 쉽다. 악(惡) 자가 들어가지 않은 악산이 용문산이다. 용문산 정상 가섭봉은 실제 높이 1천157m, 서울 동쪽 42㎞ 지점에 위치해 광주산맥에 속하지만 독립된 산괴로 본다고 한다. 경기도에서 한강 이남으로는 제일 높은 산이다.

 

이 높은 산에 용문사가 있고 은행나무가 있다. 용문사 인근에는 상원사와 사나사가 있으며 상원사에서 고개를 넘으면 바로 양평읍과 연결돼 쉬자파크를 비롯한 관광상품이 즐비하다. 용문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인 봉선사의 말사로 돼 있다. 신라시대 신덕왕 2년(913년)에 창건돼 내려오고 있으니 1천년 고찰답게 각종 전설과 기담이 전해지고 있다.

 

용문사에는 정지국사탑 및 비가 자리하고 있으며 금동관음보살상이 있고, 참 나를 찾아 떠나는 템플스테이가 있다. 친환경 박물관도 있으며 바로 옆에는 야외음악당이 자리 잡고 있다. 용문사 앞에는 세계에서 유실수로는 가장 오래된 나무라는 은행나무가 있다. 오랫동안 내려오다 보니 조선시대에는 당상관 정3품 품계를 받은 적이 있다. 당상관은 임금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위치다.

 

용문산에서는 1907년 정미7조약 당시에 의병을 일으켰고 그 정신이 1919년 3·1운동까지 이어져 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6·25전쟁 발발 시에는 중공군의 대공세를 완전히 섬멸하고 대승을 거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용문산전투전적비가 세워져 있다.

 

해마다 경기도에서 손꼽히는 산나물축제가 용문산과 용문역을 중심으로 3박4일간이나 열리고 10월에는 은행나무 축제가 개최되며 은행나무의 만년장생을 기원하는 영목제가 봉행된다.

 

한 방송사에 의하면 연간 관광 수익이 80억원이고 은행나무의 향후 수명을 200년으로 보면 1조6천억원의 수입이 예상된다고 한다. 이러한 훌륭한 관광지를 쉽게 찾아올 수 있는 도구가 기차다. 문산에서 출발해 서울역과 청량리를 거쳐 용문과 홍천을 오가는 경의중앙선 철로에 용문산역이 신설되면 이는 현재 관광수입을 훨씬 뛰어넘는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멀어져 가는 용문~홍천 간 경의중앙선철도를 되살릴 묘책을 강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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