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간암’ 조기 발견 중요

심현선 인구보건복지협회경기지회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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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눈에 황달과 식욕 부진, 배가 불룩 나온 환자를 초음파검사한 결과 간에 12㎝ 크기의 종양이 발견돼 컴퓨터단층촬영(CT)을 했고 최종 간세포암종으로 진단됐다.

 

간은 우리 몸 안의 장기 가운데 가장 크고 무게는 1.5~2㎏이며 섭취한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지방 등에서 글리코겐을 만들고 소화와 흡수를 돕는 담즙산염 생성, 독극물을 파괴 및 해독까지 다양한 기능을 하지만 질병의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아 ‘침묵의 장기’라 한다.

 

간암의 초기 증상은 무증상이거나 우상복부의 둔한 통증, 복부 팽만, 체중 감소, 식욕 부진, 피로 등이 있다. 간암이 진행된 경우 배가 불룩 나오고 덩어리가 만져지고 복수가 차 배가 나오기도 한다. 간암이 더욱 진행되면 체중이 갑자기 감소하거나 얼굴이 흑갈색으로 변하면서 거칠어지고 얼굴과 눈의 흰자와 피부에 황달이 나타난다.

 

간암은 5대 암 중의 하나로 남자에서 5위, 여자에서 7위를 차지하지만 사망률은 2위다. 간암의 발생 연령대는 50대가 가장 많고 남자가 여자에 비해 4배가량 발생률이 높다. 이는 B형간염 보균자가 음주를 많이 하거나 과로로 인한 피로가 누적되기 때문이다.

 

간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예후가 좋다. 하지만 크기가 매우 크거나 여러 개, 간 전체에 암세포가 퍼진 경우, 간 이외의 다른 장기 특히 폐에 암이 퍼져 있는 경우 예후가 나쁘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난 간암의 경우는 대부분 이미 진행이 많이 된 상태이며 진행된 간암은 마땅한 치료법이 없고, 치료를 한다 해도 환자의 예후가 좋지는 않다.

 

우리나라 사람의 간암 원인은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65~75%, 수혈로 인한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12%, 과도한 알코올 섭취 등이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B형간염 백신주사를 접종했기 때문에 과거보다 간암 발생률이 낮아지겠지만 50~60대 성인들의 경우 간염 백신 접종률이 낮고 자신이 간염 보균자인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혈액검사(알파태아단백, α-FP), 초음파검사 및 CT,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다양한 검사법이 시행되고 있다. 혈액검사는 간암 검출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단독 검사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초음파검사는 비용이 저렴하고 검사법이 간단하며 보험이 적용되므로 부담이 없다. 또 종양뿐만 아니라 지방간 간경변 등의 질환을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초음파검사에서 종양이 발견되면 조영제 주입 후 복부 CT로 간, 담도, 췌장 등의 장기를 검사하는데 조영제의 시간에 따른 분포에 따라 양성종양인지, 악성종인지 구분이 가능하다.

 

간암의 검사 시작 연령은 만 40세 이상이다. 국가검진 대상자는 만 40세부터 1년에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실시하므로 검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지방간염이 있거나 지속적인 간수치 이상이 있는 경우 국가검진 대상자가 아니라도 40세 이전부터 1년마다 검사를 받아야 한다.

 

B형 간염 보균자 또는 간질환이 있는 경우 음주나 폭음을 하지 않으며 충분한 무기질과 단백질 섭취 식습관이 중요하다. 간암을 근본적으로 예방하려면 출생 즉시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하고 장기간의 과도한 알코올 섭취를 하지 않는다. 비만, 당뇨, 지방간 등도 간암 발생을 증가시킨다. B형 간염에 보균됐거나 C형 간염 항체가 있는 경우, 간질환 환자는 건보공단에서 상반기, 하반기 한 차례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를 해주므로 가까운 병·의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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