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맑은 윤지에게 ‘사랑 한조각’ 보내주세요 [경기도 산타를 찾습니다]

경기일보·초록우산 경기본부 공동기획
다섯 남매 막대한 생활·치료비... 꿈 많은 아이에 도움 손길 절실

②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들-엄마의 버팀목 셋째 윤지

 

경기일보는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와 함께 ‘2024 산타원정대’ 캠페인을 진행하며 세 차례에 걸쳐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사연을 소개한다. 두 번째 소개하는 아동은 다섯 남매와 홀로서기를 시작한 박정아(42, 기사 내 모두 가명)씨의 셋째 윤지(10)다. 취약계층 아동에게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선물할 산타원정대에 참여하길 바라는 개인•단체•기업은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의 안내를 받아 동참할 수 있다.

 

정아씨는 5년 전 남편과 헤어졌다. 갈등이 표면화된 건 2013년부터다. 남편의 극복할 수 없는 문제는 정아씨에게 큰 상처가 됐고, 다섯 남매를 위태롭게 만들었다. 결국 남편이 아빠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닥쳐오며 가정은 완전히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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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네 다섯 남매. 초록우산 경기본부 제공

 

■ 여섯 식구 앞에 놓인 현실의 벽

 

2019년 정아씨는 다섯 남매와 홀로서기를 택했다. 정아씨는 당시를 ‘생존’이라고 표현했다. 살기위해,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내린 선택이었지만 눈앞의 현실은 막막했다.

 

심한 자폐를 앓는 첫째 윤경이(15)는 종종 난간에 올라서거나 차도에 뛰어드는 돌발행동을 보였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첫째 아이의 예기치 못한 사고의 순간, 지적장애를 앓는 넷째 윤수(8)까지. 다섯 남매를 책임지기 위해 가장 시급한 건 경제 활동이었지만 장애 아동을 포함한 다섯 남매의 돌봄을 맡기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정아씨는 오롯이 홀로 버텨야 했다. “도움을 청할 가족도, 근무환경에 맞춰 다섯 아이를 한 번에 돌볼 수 있는 정책도 시스템도 현실의 벽은 너무나 높았어요. 거들어주거나 함께할 사람도 없었죠.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몰랐던 그 시간 속에 하루, 일주일, 한 달, 1년을 지나다 보니 조금씩 일상이 찾아왔습니다.”

 

■ 똘똘 뭉친 여섯 식구, 마침내 찾아온 ‘일상’

 

윤경이와 윤수에게 필요한 치료 서비스나 연계 가능한 바우처, 돌보미 시스템 등 정아씨는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되찾아가는 일상에 점차 ‘기대’와 미래를 위한 ‘계획’이 생겼다.

 

정아씨가 이렇게 다시 웃음을 되찾을 수 있던 건 그녀가 믿고 의지할 수 있던 씩씩하고 든든한 셋째 윤지(10) 덕분이다. 윤지는 정아씨네 가족에 ‘웃음’과 ‘활력’을 가져다 주는 보배 같은 아이다.

 

윤지는 종종 학교에서 배운 즐거운 노래나 춤, 이야기가 있으면 집에 돌아와 언니와 오빠, 동생, 엄마를 앉혀 두고 이야기를 들려준다. 윤지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심은 종종 어른까지 놀라게 만들 때가 있다.

 

2년 전,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윤지는 언니 윤경이에게 “언니, 언니의 날인데 축하해주는 걸 깜빡했네. 미안해”라며 풍선을 불어 놓고, 깜짝 이벤트를 선물했다. 그날은 엄마 정아씨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장애인의 날’이었다. 윤지는 언니와 동생을 누구보다 사랑한다.

 

■ 사랑이 넘치는 셋째, 윤지에게 보여주고 싶은 세상

 

정아씨는 윤지와 아이들에게 다양한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 윤지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얼음조각 체험’을 하고 싶다고 말할 만큼 자신의 손으로 무언가를 직접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미술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되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다양한 꿈 많은 아이 윤지에게 엄마는 다른 아이들처럼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하고, 체험하게 해주고 싶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첫째와 넷째 아이의 심리치료비로 인한 막대한 지출, 몇 달 후 내년이 되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막내 등 ‘행복’은 되찾았지만 정아씨가 책임져야 할 ‘현실’은 여전하다. 그럼에도 정아씨는 “과거의 내가 도움을 필요로 했듯, 지금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누군가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말한다.

 

정아씨는 올겨울 소박하지만 소중한 일상 속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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