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택지 개발로 삶의 터전을 비워줄 수밖에 없는 사업지구 내 원주민 지원 사업은 항상 말썽이다. 조합 결성 등의 방법으로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싶어 하는 주민들에 반해 정작 사업시행처의 관심과 지원은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관련 특별법이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내부 지침조차 사실상 사문화되는 경우도 허다한 실정이다.
하지만 원주민들의 생계 보전을 위해, 또 명품 하남 교산신도시 개발을 위해 발품을 팔고 있는 주민단체 대표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하남교산 생계조합을 이끄는 안종열 조합장(69)이다.
과거 재선 서하남농협 조합장을 지낸 그는 그동안 교산 수용지구 원주민들을 위해 LH와 줄다리기를 벌인 끝에 주민지원 사업(철거)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쉽지 않은 쾌거다.
안 조합장은 “LH 공사를 수주하는데 있어 서류상 어려움이 많아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번 수의계약 건에 대해 LH조차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며 덕담을 건넬 정도였다”며 그간의 과정이 녹록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생계조합은 최근 하남교산지구 LH 사업 구간 중 지장물해체(3-2공구) 공사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강제 수용지구 주민들을 위해 법이 정한 해당 사업 중 일부를 수주해 직접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원주민들로 구성된 조합원의 소득증대 등 생계 보전을 이뤄낼 수 있는 발판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번 수의계약 성과를 내기까지는 무려 1년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안 조합장은 앞으로 지장물 해체 공사를 시작으로 주민지원 사업 범주에 있는 일감까지 맡아 실행해 볼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LH와의 추가 협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조합원들의 생계 보전을 위해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어 보인다.
특히 수용지구 주민 지원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그의 입장은 단호하다. 안 조합장은 “공공주택지구 발표로 하루아침에 고향과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수용 주민에게 일자리 창출과 소득 창출이라는 기회는 반드시 제공돼야 하고 이를 통해 그나마 마음의 위안을 받을 수 있다 본다”는 평소 소신을 밝혔다.
하남교산 생계조합은 앞으로 법과 원칙에 입각해 조합원들의 일자리 창출과 실익 증진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주력한다. 안 조합장은 450여명의 조합원들과 함께 조합의 권익 보호는 물론이고 지역사회 봉사 활동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안 조합장은 “그동안 LH와의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아 정신이 없었는데 이제 한숨을 돌린 만큼 지역사회 봉사 등 함께하는 선행에 앞장서겠다”며 이번 성과를 두고 LH 측에는 감사를, 또 조합원 등 주민들에게는 더 많은 일자리 창출과 지속가능한 배당금 지급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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