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태 지역사회부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개전 1천일을 맞았다. 대다수 사람들은 ‘도대체 전쟁의 명분이 뭐지’라는 의구심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뜬금없이 북한군이 파병돼 확전의 초석을 다지더니 이제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전술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결국 러시아 본토 타격을 감행, 러–우 전쟁은 확전일로에 접어들게 됐다.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러시아는 즉각 핵무기 사용 조건을 완화해 우크라이나도 핵공격 대상으로 포함하는 ‘핵카드’로 맞불을 놨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발사한 여섯 발의 미사일 중 자국의 방공시스템이 다섯 발을 격추했고 나머지 한 발에도 손상을 입혔다고 밝혔다. 그런데 공격의 성패를 떠나 이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첫 사례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퇴임 전 우크라이나에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마지막 선물이 확전과 핵무기 사용까지 가능한 3차 대전으로 가는 지름길을 제공한 셈이 됐다.
본토 타격으로 러시아가 ‘레드라인’을 넘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러시아가 자국 영토에 대한 나토 회원국의 미사일 공격은 나토의 직접 개입이라고 주장했던 만큼 에이태큼스 발사로 우크라이나 사태는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신속한 종전’을 공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는 내년 1월까지 러–우 전쟁은 더욱 가열될 수 있다. 트럼프 정부가 압박하는 휴전 협상에 대비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모두 유리한 ‘고지 점령’이 절실함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러시아의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대량살상무기로 보복 공격을 할 권리가 있다. 이것은 이미 제3차 세계대전”이라고 경고했다. 우리가 러–우 전쟁에 개입하지 말아야 할 명백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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