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군서미래국제학교, 자율성 높인 참된 배움 ‘글로컬 교육’ 표방 [꿈꾸는 경기교육]

교사들 참여 IB프로그램 기반 교과 개발
개교 3년 만에 道 공립 첫 ‘월드 스쿨’ 인증

2024 IB 교육 현장을 가다IB 교육 현장⑤ 시흥 군서미래국제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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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군서미래국제학교 제공

 

경기도 공립학교 최초 ‘국제 바칼로레아(IB) 월드 스쿨’로 인증받은 군서미래국제학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무학년 학점제 초·중·고 통합학교를 표방한 학교로 2021년 3월 개교했다.

 

학교가 위치한 시흥시는 전국 두 번째로 외국인이 많은 도시로 이런 환경을 고려해 글로컬 교육을 표방하는 군서미래국제학교가 세워진 것은 문화 다양성을 포용하겠다는 미래교육 방향성이 내포돼 있다.

 

학교는 시흥지역 학생과 14개국 출신 다문화 학생(약 41%)으로 구성돼 있으며 규정상 한국과 외국 국적 학생이 각 50% 내외로 입학이 가능해 다문화 학생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군서미래국제학교는 교육과정에 자율성의 폭이 큰 대안학교로 초등과정은 개교 6개월 전 교사들을 먼저 공모해 대안교과와 교육과정을 직접 개발한 상태다. 여기에 대해 학생들이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며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제언어교과군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세계의 말과 문화,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베트남어(선택형) 등의 교과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특색 있는 교육과정에도 IB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은 IB프로그램의 프레임을 기반으로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체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교사들은 2022년 9월부터 IB 프로그램을 학습하기 시작해 2023년 3월 관심학교로 지정된 후에는 학교에 적합한 IB학교 교육과정을 구상해 갔다. 그러다 같은 해 7월 경기도 공립학교 최초로 후보학교에 승인되면서 본격적으로 IB 탐구 프로그램(POI)를 개발·적용했고 11월 IBO에서 공식 인증학교로 인정받는 성과를 거뒀다.

 


인터뷰 줌-in

“多문화 맞춤교육으로 세계 시민 성장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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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군서미래국제학교 임은주 교사

 

“다문화 학생들에게 한국어만 공부시키는 거 아니냐는 해석이 분분했는데, IB 인증학교가 되면서 학교의 정체성이 명확해졌죠.” 군서미래국제학교 IB코디네이터 겸 PYP부 부장인 임은주 교사는 학교가 최근 경기도 공립학교 중 가장 먼저 IBO 인증학교가 된 의미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임 교사는 “학교가 대안학교 형태로 개교한 것은 미래형 교육과정보다 역동적인 실험과 도전을 하기 위함이었다”며 “일부 학부모들이 간디학교 등 대안교육으로 상징되는 교육방식을 실행하는 것인지 오해도 한다”고 토로했다. 초기에 서로 다른 이해와 생각을 가지고 모인 구성원들로 인해 학교에 대한 공동의 상을 그리는 것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학교는 2022년 초반 60명대로 개교, 그해 말 120명 가까이 늘어 6학급에서 12학급이 됐다. 지금도 입학 문의가 많이 오지만 200명 이상으로 늘리기는 어렵다. 한국 학생과 외국 학생을 50% 내외로 받아야하는 ‘입학쿼터제’ 규정 때문이다. 그는 “극화된 개별 맞춤형 학교로 학생들 모두 다른 시간표일 수밖에 없다”며 “지금도 선택교과제를 운영을 하고 있지만 초기에는 더욱 다양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교사들이 제작한 대안 교과서를 쓰다 보니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도 대안 교과명으로 입력해야 하는데, 일반적인 학교와 교과 코드가 다르기 때문에 변형해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도 있었다. 이에 학교는 IB 인증학교가 된 이후 더욱 발전된 IB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발전계획을 세워 실천하고자 했다. IB 인증학교는 5년마다 재인증 과정을 거치는데, 군서미래국제학교는 학교 교육과정과 수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 탐구 프로그램을 재조정하고, 교사의 연구와 학습 모임도 꾸준히 운영해 재인증을 따낸다는 방침이다.

 

임 교사는 “IB 학교가 귀족, 엘리트 학교라는 편견이 있는데, 우리 학교가 그 편견을 깰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공립학교로서 다양한 문화권과 가정환경의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IB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다문화 특별학급(KSL)에서는 한국어 습득 중심에서 벗어나 모국어 탐구 수업 및 한국어 탐구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수업들은 다문화 학생들도 언어의 제약을 뛰어넘어 깊이있게 탐구하고 주도적인 평생학습자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돼 줄 것”이라며 “이것이 경기도 IB학교로서 군서미래국제학교가 가지고 있는 가치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양한 문화권의 학생들이 영어 문화를 배우면서 서로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는 학교이자 세계 시민으로 성장하는 공간”이라며 “IB 학교라고 하면 전형적인 방향이 있는데, 대안학교의 형식보다 더 앞선 교육방향이 있다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교육 초기부터 학생과 학부모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면서 IB 학교를 신청할 때 설문에 참여한 학부모 동의율이 100%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임 교사는 “학부모들은 국제표준의 세계적 프로그램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갖고 IB 학교 운영에 적극적인 지지를 통해 다양한 교육활동 지원에 참여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미래교육에서 강조되는 학생의 자기 주도성과 탐구학습을 통한 깊이 있는 사고와 자기 표현의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 있다”고 부연했다.

 


“스스로 답 찾는 과정 익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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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군서미래국제학교 6학년 이하연양(13)

 

“다른 학교에서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보다 답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답을 어떻게 찾아가는지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IB 교육을 받으면서 저 스스로 탐구방안을 찾고 다른 친구들이랑 협동해 가면서 탐구해 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6학년 이하연양(13)은 IB교육과정 이후 학습 방법이 가장 많이 바뀐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양은 “인간의 웰빙을 실천하는 탐구단원이 있었는데, 그때는 웰빙이 건강과 헬스에 관련된 것들이라고만 생각했었다”며 “그런데 여러 곳을 방문하고 웰빙에 관한 탐구도 해보면서 건강관리뿐만이 아니라 내 취미도 웰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공부했던 탐구과정들을 찍어서 개인 폴더에 올리는데 그걸 보시고 부모님이 먼저 탐구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다”며 “제가 흥미로운 게 있으면 부모님께 설명을 드리기도 하는데, 제 덕분에 새로운 것을 알게 되신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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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군서미래국제학교 파키스탄 국적의 파티마양(11)

 

파키스탄 국적의 파티마양(11)은 지난해 봄에 입국해 약 3개월 가정학습 후 군서미래국제학교로 전입, 현재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입국 당시 한국어를 전혀 구사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반 친구들과 팀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정도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파티마양은 IB교육과정 중 흥미로운 주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마을 여행을 위해 지도를 만들고 계획을 짰던 것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집 주변의 시장에 가서 간판을 보며 무엇을 파는지도 알게 됐고 직접 사진도 찍어보면서 집 옆에 있는 건물이 도서관이라는 것도 알게 됐고, 무엇을 하는 장소인지도 배웠다고 답했다.

 

또 오케스트라서 첼로를 연주한 이야기나 방과 후에 탁구를 쳤던 이야기, 친구들과 어떻게 노는지 등을 부모님과 나누는게 즐겁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열심히 공부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 학교 생활도 즐거워졌다며, 부모님은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시며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 주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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