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마계는 ‘중2병이 머무는 곳’을 표방한다. ‘마계’와 ‘중2병’. 부정적인 인식이 가득한 두 단어를 앞세운 이곳은 중2병의 예민함을 반짝임으로 여기며 모난 구석을 끌어안는 공간이다.
■ 꿈과 희망, 모험이 가득한 ‘중2병’
‘악마의 소굴’을 뜻하는 ‘마계’는 판타지 소설이나 게임에서 주로 쓰는 단어다. 인천 중구에 위치한 독립서점 ‘마계’(대표 윤석우)는 판타지 문학의 세계관을 토대로 한때 인천의 부정적인 호칭이었던 마계에 새로운 이미지를 불어넣겠다는 포부를 담아 상호명으로 정했다.
서점 마계는 지난해 9월 13일 문을 열었다. ‘중2병이 머무는 곳’을 콘셉트로 하는 이곳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 봤을 판타지가 실현된 서점이다. 주로 판타지 장르 도서와 관련 굿즈를 들이고 있다.
“중2병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사춘기 아이의 방황과 비뚤어짐 등 부정적인 방향을 떠올리게 되지만 반대로 중2병이기 때문에 간직할 수 있는 반짝이는 꿈과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점 마계는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이런 반짝임이 나이와 관계없이 모두의 마음속에 존재한다는 믿음에서 출발했습니다.”
윤씨는 서점을 열기 전 인천에서 문화예술단체 ‘파람’을 운영하며 문화 콘텐츠를 기획하고 음악을 만들었다. 공연예술 분야에 종사하며 늘 공간에 대한 아쉬움을 느꼈고 소통하고 교류할 거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인천 원도심에 해당하는 중구 개항장과 신포시장 골목길이 주는 매력에 이끌려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100년이 다 돼 가는 목조주택이 갖고 있는 신비스러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워낙 오래된 건물이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다 보니 리모델링 기간만 반년이 넘게 소요됐어요. 서점을 방문하는 분들이 건물 자체가 판타지 장르로 느껴진다고 하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 인천의 랜드마크를 꿈꾸며
서점 마계에서는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어스시 전집’ 등 세계 3대 판타지 소설 외에도 유명 판타지 이야기들의 특별판, SF소설, 게임소설, 추리소설 등 다양한 판타지 이야기들과 애니메이션 작품집, 판타지 세계관, 신화와 전설 등 대형 서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책들이 가득하다.
“때때로 판타지라고 하면 문학적으로는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앞으로도 그런 편견 속에서 묻히기 아까운 책들을 더 많이 발굴할 생각합니다.”
한편 책방지기 윤씨는 독립출판사 알발리 출판사를 운영하며 ‘내 마음이 지옥같아서’, 괴담집 ‘부평괴담, 소곤소곤’등 서점 마계에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직접 제작했다. 또 인천문화재단 청년 문화공간 활성화 사업 공간으로 선정되고 한국근대문학관 신바람 동네책방 책담회를 담당하는 등 서점 마계를 드러낼 수 있는 행사들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아직은 나아갈 길이 먼 서점·출판사이지만 이곳에 단단하게 뿌리내려 마계와 함께하는 분들의 꿈을 응원하고 함께 키워 나가고 싶습니다. ‘인천’의 ‘마계’가 과거의 어둠이 아닌 ‘서점 마계’가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인천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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