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례근린공원에 조성 계획 차질 무상 사용 요구에 남동구 거부 공사 비용 24억 전액 삭감 조치 박판순 시의원 “市 의지 부족”
인천의 응급의료 전용헬기(닥터헬기) 계류장 이전 사업이 난항(경기일보 10월9일자 1면)을 겪는 가운데, 인천시가 뒤늦게 관련 계류장 설치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인천시의회는 이 같이 닥터헬기 계류장 이전 사업이 10여년 동안 표류 중인 이유는 ‘집행부의 의지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7일 시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약 26억1천500만원을 들여 남동구 고잔동 626의 7 월례근린공원에 3천440㎡(1천42평) 규모의 닥터헬기 전용 계류장 설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에 닥터헬기 계류장 이전을 위한 이·착륙장 및 격납고, 사무실, 방음벽 등 설치 공사비용 24억원을 모두 삭감, 시의회에 제출했다. 닥터헬기 이전 부지의 소유권을 가진 남동구와의 무상 사용 협의를 비롯해 각종 행정절차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시는 닥터헬기 계류장 신축 실시설계 용역 1억5천만원만 반영했다.
현재 시는 닥터헬기 계류장 조성을 위한 월례근린공원 조성계획 및 도시관리계획 변경 용역을 추진 중이다. 실시설계 용역(10개월)은 공원조성계획과 도시관리계획 변경 용역이 끝난 뒤에나 가능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중 용역을 착수해도 계류장 설치 공사는 빨라야 오는 2026년부터나 시작할 수 있다. 여기에 닥터헬기로 인한 소음 피해를 우려하는 인근 연수구 아파트 주민들의 설득 과정도 필요하다.
앞서 지난 2011년 도입한 인천의 닥터헬기는 2021년 65건, 2022년 115건, 2023년 95건, 올해 9월까지 44건 출동하며 섬 지역의 광역 응급환자 이송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닥터헬기 운항을 시작한 지 13년 째 전용 계류장이 없어 매번 임시 계류장만 떠도는 등 허공을 맴돌고 있다. 인천시청 운동장, 문학야구장, 소방서 주차장, 김포공항에 이어 2017년부터는 부평구 일신동 항공부대를 임시 계류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박판순 인천시의원(국민의힘·비례)은 이날 보건복지국의 내년 예산 심의에서 “시민의 생명을 살리는 닥터헬기가 계류장이 없어 수 십년째 허공을 떠돌고 있는게 말이 되느냐”며 “닥터헬기 전용 계류장이 없는 것은 인천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 예산은 다 삭감한 채 행정절차는 다 미뤄졌는데 계속 시간만 축내고 있다”며 “집행부가 진정으로 닥터헬기 계류장 설치를 하려는 마음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유경희 인천시의원(더불어민주당·부평2)은 “예산이 있어도 3년 간 지지부진했던 사업이 예산을 삭감하면 얼마나 더 늦춰질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시민들의 생명을 살린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행정은 물론,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학범 시 보건복지국장은 “내년 상반기 용역 결과를 충분히 검토하고 공사비는 추후 추경에 계속비로 세워서 절차를 따를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닥터헬기 계류장 설치가 빠른 시일 내 이뤄질 수 있도록 책임지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섬 환자 이송 ‘비상’… 인천시, 닥터헬기 계류장 이전 난항
https://kyeonggi.com/article/20241009580261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