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4호텔 수백억 뻥튀기”... 진실 공방 명백히 가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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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효진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이 21일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송도E4호텔 공사비 의혹 등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조병석기자

 

요즘 인천시 안팎에서 송도 E4호텔(송도센트럴파크호텔) 논란이 뜨겁다. 최근 iH(인천도시공사)는 E4호텔 공사비 의혹 사건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인천경찰이 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인천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맡는다고 한다. 지난 21일에는 황효진 인천시 정무부시장이 직접 브리핑에 나서 경찰 고발까지 가게 된 사정을 밝혔다.

 

이 호텔은 송도 개발 초기 2007년 국제도시 기반 시설을 위해 착공했다. 그러나 시공사 부도로 iH가 인수한 이후 수년간 방치했다. 2013년 들어 인천아시안게임 취재진 숙소 마련을 위해 민간사업자 공모방식으로 사업을 재개했다. 그러나 사업의 일부인 관광호텔만 완공했다. 나머지 레지던스호텔은 시작도 못한 채 공사비 미지급 등에 따른 다툼만 이어지고 있다.

 

이날 황 부시장의 브리핑을 통한 인천시·iH 측의 입장은 이렇다. 레지던스호텔 공사비가 수백억원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민간사업자와 시공사의 재무제표상 레지던스호텔의 공사비는 107억원뿐인 것으로 본다. 황 부시장은 “민간사업자와 시공사 대표는 사실상 동일인으로 특수관계”로 규정했다. 이 같은 통정거래를 통해 공사비를 부풀린 정황이 있어 iH가 경찰에 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추정한 레지던스호텔 공사비 107억원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관광호텔 부분의 공사비 일부가 흘러 들어갔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iH가 민간사업자에게 레지던스호텔 관련 공사금액 정산을 요구했을 때도 아무런 증빙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설계도면이나 회계자료, 공사계약서 등이다.

 

그러나 민간사업자 측은 레지던스호텔공사비는 이미 2차례나 400억원 이상의 감정가가 나왔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5년 iH가 지정한 업체의 감정과 최근의 법원 감정에서다. 인천지법은 2020년 제기된 민간사업자와 시공사 간 550억원 규모의 공사대금 청구 소송 심리를 하고 있다. 시공업체는 공사비 451억원에 이자 272억원 등 723억원을 청구했다. 이후 법원 선정 감정인은 레지던스호텔에 기성률 74.26%를 적용, 공사비를 409억원으로 잠정 산출했다.

 

이렇듯 복잡하게 얽힌 진실 공방에 대해 시민들은 어리둥절하다. 인천시는 민선 5기 당시 iH와 민간사업자 간의 불합리한 계약이 사태의 단초라는 입장도 내놨다. 따라서 경찰 수사를 통해 잘못된 점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iH는 일을 어떻게 처리했길래 이런 분란을 만들었는가. 주인 없는 공기업이어서인가. 아무튼 인천시민의 자산이 걸린 일이다. 경찰은 명명백백히 사태의 본질을 밝혀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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