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장실은 ‘총력 제설’, 도로 위엔 ‘아비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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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특례시 장안구 한 거리에서 시민이 눈에 빠진 차를 밀고 있다. 조주현기자

 

27일 오후 수원시 태장면고개가 마비됐다. 양방향 차량이 멈추다시피 했다. 일부 시민들은 차에서 내려 상황을 지켜봤다. 퇴근길 내내 계속된 상황이다. 28일 오전 북수원 야구장 사거리는 더 심했다. 차량이 뒤엉켜 오도 가도 못했다. 사거리를 통과하는 데 30분 걸렸다. 버스 승객들이 차에서 내려 걸었다. 수원시를 관통하는 1번 국도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출근길 시민들은 차량을 포기했다. 걷거나 뛰는 시민들 입에서 원성이 쏟아져 나왔다.

 

소나무 등 조경수들도 시내 곳곳에서 부러져 나갔다. 수원시 조원동 한일타운 단지의 피해가 컸다. 도로를 따라 식재된 수목들이 대거 피해를 입었다. 특히 30년생 이상의 소나무가 눈 무게에 부러졌다. 일부 잔해는 인도까지 걸쳐 행인을 위협했다. 대책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신고가 빗발쳤다. 28일 오전에 공무원들이 현장에 출동했다. 하지만 피해 상황을 체크하는 것 외에 별다른 방책은 내지 못했다. 27일부터 나무에 쌓였던 눈을 처리했어야 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이 비상 대처에 나섰다. 관계자 회의를 열고 총력전을 지시했다. 28일 오전 7시 시청·구청·사업소 직원 1천500여명이 44개 동(동별 30~40명), 버스정류장, 전철 역사 주변 등 시민들이 많이 다니는 길에서 3시간여 동안 제설 작업을 했다. 오후에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공직자가 현장에 투입됐다. 통장 등 각 동 단체원들, 환경관리원과 함께 44개 동 골목길, 이면도로 등에서 제설 작업을 벌였다. 눈과의 전쟁을 벌인 하루였다.

 

하지만 현장 목소리는 달랐다. “제설 차량을 보지도 못했다”거나 “눈을 치우는 모습은 없었다”는 원성이 이어졌다. 대중교통도 완전히 마비된 상태였다. 28일 오전 출근길 수원시내 버스는 운행을 포기한 듯 보였다. 30분 이상 1시간 넘게 연착되는 버스가 허다했다. 버스정보시스템(BIS)에는 ‘차고지 대기’ 안내가 이어졌다. 시민들은 구체적인 지연 정보를 원했지만 안내는 ‘기상 악화로 버스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양해 바란다’는 문구만 반복했다.

 

수도권 전 지역이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수원시를 지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수원시의 폭설 혼란은 처음이 아니다. 2018년 폭설 때도 지역이 마비됐다. 2021년 1월 폭설 때도 마찬가지였다. 매번 수원시의 총력전은 전개됐지만 도심은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폭설에 따른 도심 마비가 이제 수원시의 연례 행사처럼 자리했다. 이쯤 되면 차원이 다른 접근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수원지역 폭설 피해에 대한 근본적 연구가 있어야 할 것 같다.

 

공무원들의 대처는 효과도 없고 신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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