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생보다 정쟁을 우선하는 국회 예산안 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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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정 위원장이 야당 단독으로 감액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정기국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새해 예산안 심의이다. 정부는 지난 9월 677조4천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현재 심의 중이다. 새해 예산안이 어떻게 편성되느냐에 따라 나라 살림은 물론 개개인의 가계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국민들은 국회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새해 예산안 심의에 최선을 다할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는 달리 국회는 예산안 심의는 뒷전이고 연일 정쟁만 일삼고 있어 과연 국회가 누구를 위한 국회인지 참으로 실망스럽다. 새해 예산안은 여야가 상호 토론과 협의를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것이 관례인데, 지난달 29일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4조1천억원을 감액한 수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예결위에서 여당의 표결 불참 속에 야당이 단독으로 예산안 수정안을 처리한 건 의정 사상 처음이다.

 

민주당은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의 특수활동비, 검찰 특정업무경비와 특활비, 감사원 특정업무경비와 특활비, 경찰 특활비 등을 전액 삭감했으며 정부 예비비도 4조8천억원에서 2조4천억원을 삭감했다. 이렇게 단독으로 예결위에서 처리한 새해 예산안을 예산안 법정 시한인 오늘 국회에서 민주당은 단독으로 처리하려 한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의정 독주는 브레이크 없이 달리고 있다. 22대 국회가 개원된 이후 지난 6개월간 탄핵안만 무려 11건이다. 특히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에 대한 탄핵안은 오늘 발의해 4일 처리할 방침이다. 또 법사위에 계류 중인 검사 2인에 대한 탄핵안은 오는 11일 청문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한다.

 

헌법상 독립기관인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 소추안 발의는 헌정 사상 초유한다. 이에 최 감사원장도 정치적 탄핵이라며 유감을 표명했고 전직 감사원장 5인도 민주당에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연명으로 발표했다. 검사 탄핵에 대해서는 대검 등 검사들이 집단으로 반대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에 여당인 국민의힘은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의정 폭주에 특별한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민주당의 행태 비판에 집중하고 있다. 또 당원 게시판 관련 문제로 자중지란에 빠져 내홍을 겪고 있다. 국정을 정부와 더불어 이끌어 가야 할 여당이 이렇게 무기력하니 과연 민생을 제대로 챙기겠나.

 

글로벌 경제 환경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전국이 폭설로 고통을 받는 등 민생이 얼마나 어려운가. 국회는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을 돌보기를 간절히 요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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