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인간관계의 소중한 가치

황선학 문화체육부 국장

세 번의 스무살을 살아오면서 참 많은 것을 얻었다. 그 가운데 가장 소중한 것은 역시 사람이다. 기자라는 직업으로 35년을 살아오는 동안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 왔다. 하루하루의 삶은 만남의 연속이었고 그 가치를 최고로 여기고 살아왔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사람의 속내를 알 수 없으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수많은 사람을 대하면서 나도 모르게 사람 속을 보는 눈이 생겼다. 첫인상과 몇 차례의 만남 속에 그 사람을 파악한 것이지 마음까지 완전히 꿰뚫어 보는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사람을 만남에 있어 섣불리 상대를 예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무턱대고 좋은 사람 같다고 해서 상대를 믿는 것도 안 되고 인상이 좋지 않다고 해서 경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거친 세상을 살면서 사람을 사귐에 있어 두 가지 원칙을 세우고 살아왔다. 하나는 ‘신(信)’이고, 다른 하나는 ‘배신(背信)’이다.

 

사람을 믿는다는 것처럼 아름답고 좋은 것은 없기에 신뢰를 최우선으로 인간관계를 맺어 왔다. 반대로 배신은 가장 싫어하는 단어다. 믿었던 사람이 그 믿음의 의리를 저버리는 것이기에 가장 싫어한다.

 

살다 보면 전혀 뜻하지 않게 좋은 사람(귀인)을 만나기도 하고 때로는 좋은 사람으로 여겨진 사람들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한다.

 

사람의 심성은 제 각각이고, 좋은 사람이라도 처해진 환경이 그 마음을 변하게 만든다. 하지만 사람이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 처하더라도 믿었던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배신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세상이 급변하고 있고 정(情)이 자신의 이익보다 후순위라 해도 사람 사는 사회는 서로 간의 신뢰가 우선시돼야 한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때 아닌 ‘情타령’을 하는 것은 인간관계의 중요성은 세태가 변해도 그 가치를 잃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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