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답답·팔다리 뻐근 ‘담음증’... 운동·식이조절로 체중 감량부터 [알기쉬운 한의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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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강하 경기도한의사회 총무이사·생강한의원

여유가 될 때마다 음악을 즐겨 듣는다. 소프라노 박혜상이나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 내한 같은 이벤트가 있으면 가능한 공연장에 간다. K-POP 아일릿도 좋아하고, 미레이도 듣고, 올리비아 로드리고보다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Eternal Sunshine을 들으면서 유행에 뒤처지는 건 아닌지 걱정한다. 예전 같으면 종로 주변을 돌아다니며 좋아하는 음반들을 구해야 했지만 세상이 달라졌다. 인터넷이 발전하고 여러 플랫폼이 생기면서 음악 듣기가 너무 편해졌다. 하지만 아무리 요즘이라도 아직 주류에서 벗어나 있는 음악들은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

 

얼마 전 Maggie Cullen이란 가수의 Canciones Del Viento란 앨범을 들었다. 관심이 가서 찾아보니 국내 포털에는 당연히 정보가 없고, 구글에도 별다른 정보가 없다. 예전에는 이러면 좌절했지만 요즘에는 AI에게 물어본다. “Maggie Cullen”이 누구야?

 

구글에도 없는데 AI는 답을 해준다. Maggie Cullen은 아르헨티나의 포크 가수로 코스킨에서 열린 Festival País 2024 무대에 섰으며, 프레미오 가르델 2023에서 Canto Versos란 곡으로 수상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코스킨 페스티벌 2024 무대를 감상해보라고 추천해준다.

 

무엇이든 모르겠으면 검색하는 시대이다 보니, 소중한 내 몸이 아플 때도 누구나 검색을 해 본다. 그래서 진료실에 들어오기도 전에 환자 스스로 진단을 마친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중에서도 열에 일곱 분 정도가 말씀하시는 진단명이 있다. “저는 담음증 같습니다.”

 

갑자기 몸이 뻐근하고 통증이 생기면 ‘담 결렸다’고 한다. ‘담’은 친숙한 표현이지만 막상 설명하려면 어렵다. 검색해보면 수많은 글이 나오긴 하는데 읽어봐도 원인이 뭐라는 건지 딱 잡히지 않는다. 그런데 읽다 보면 내 증상과 비슷한 증상들이 많아서 내 병도 담음증같이 느껴진다.

 

한의학적으로 ‘습담’이나 ‘담음’을 간단히 정리하면 ‘체내 수액 대사에 문제가 생겨 특정 부위에 정체되는 현상’을 말한다. 흉부 순환이 떨어지면 가슴에 무엇이 걸린 것처럼 답답하고 갑자기 두근거릴 수 있다. 진득한 가래가 섞인 기침이 나기도 한다. 팔다리 순환이 떨어지면 팔이나 다리가 천근만근 무거워서 꼼짝하기도 힘들어진다. 다리 쪽이나 얼굴에 부종이 생길 수도 있고 소변을 봐도 시원치 않을 수 있다. 배가 살살 아프고 설사를 자주 할 수도 있다. 만성기관지염, 삼출성흉막염, 심부전, 위장 기능 이상, 장폐색증도 담음증과 연관이 있다.

 

그러니까 담음증은 커피면 커피, 베이글이면 베이글만 파는 전문점이 아니라 무엇이든 다 있는 편의점과 비슷하다. 그래서 어떤 증상이든지 담음병으로 생각하고 찾아보면 담음병으로 보인다. ‘어혈’이란 비슷한 증상도 있어서 환자를 더 고민에 빠지게 한다. 어혈증은 혈액 순환에만 초점을 맞춘 병명인데 두 병 다 순환 대사 문제이다 보니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깔끔하게 정리가 되지 않는다. 내 병이 담음증인지 어혈증인지 고민하지 말고 한의원에 가자. 복잡한 진단은 전문가가 하는 것이 안전하다.

 

병원에 가기 싫다면 담음병을 예방해보자. 많은 분들이 놓치고 있거나 애써 무시하려는 병의 원인이 체중 증가이다. 근래 들어 체중이 늘었다면 음식 조절과 운동으로 체중부터 줄여야 한다. 물은 가능하면 실내 온도 비슷하게 마시는 것이 좋다. 건강에 좋다고 다양한 차 종류를 드시는 분들이 있는데 아무리 건강에 좋은 것이라도 너무 과하면 신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가래 때문에 힘들다면 색깔과 점도, 양 등을 일기처럼 기록해서 진료 시 한의사에게 보여주면 도움이 된다. 등에 갑자기 ‘담’이 와서 결리고 아픈데 바로 한의원에 갈 상황이 못 된다면 우선 따뜻한 수건으로 찜질해주거나 마사지로 아픈 부분을 순환시켜 주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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