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시작과 함께 ‘인천 i-바다패스’도 출항했다. 1천500원 시내버스 요금으로 인천 섬을 오가는 여객선을 탈 수 있다. 연안여객선의 대중교통화 또는 준공영제라 하겠다. 전국에서도 처음이라고 한다. 인천에는 유인도 40개, 무인도 128개 모두 168개의 섬이 있다. 바다패스는 이 천혜의 자원을 ‘보물섬’화하려는 것이다. 시행 이후 실제 어떤 성과를 낼지가 궁금하다.
인천시가 지난 2일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서 바다패스 홍보 행사를 했다. 유정복 시장은 “시내버스 요금으로 인천 섬을 찾을 수 있도록 한 것은 획기적”이라고 자평했다. 가장 먼 서해 최북단 백령도의 경우를 보자. 정규 요금은 편도 기준 7만1천700원이다. 이곳 섬 주민은 이미 2022년부터 1천500원으로 배를 타 왔다. 연안여객선도 대중교통의 범주에 포함시킨 관련법 개정에 따라서다.
육지의 인천시민들도 작년까지 요금의 80%를 할인 받았다. 1만5천600원에 백령도를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1천500원만 내면 된다. 그간의 섬 주민에 대한 요금 혜택을 전체 인천시민으로 확대한 것이다. 타 지역 주민들도 그간엔 50% 할인을 받아 3만6천600원만 부담했다. 이들도 올해부터 할인 폭이 70%로 늘어난다. 2만5천750원만 내면 백령도를 갈 수 있다.
전남 등 다른 곳에서도 섬 주민 여객선 요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육지 거주 주민으로까지 확대한 곳은 아직 없다. 바다패스 도입으로 인천이 처음으로 여객선 대중교통화를 실현한 것이다. 연안여객선은 섬 주민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기본권인 이동권이 제약받아 온 것도 사실이다. 이들의 정주환경을 보장하는 측면에서도 여객선 대중교통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인천시는 지난해 10월 바다패스 정책을 내놓으면서 그 취지를 밝혔다. 여객선을 대중교통화해 시민들이 부담없이 인천의 ‘보물섬’들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섬 관광 붐도 겨냥했다. 이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승수효과도 기대했다.
인천의 섬들은 그 잠재력이 매우 크다. 2천700만 수도권을 배후에 둔 입지적 강점 때문이다. 소득 증가와 함께 해양관광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여객선 대중교통화는 ‘보물섬’ 프로젝트의 첫 걸음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질적 성과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사실상 여객선 준공영제를 시작한 셈이다. 시내버스 준공영제에서 보듯 앞으로 예산 수요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시행 전후를 비교, 비용 대비 섬 관광 활성화 등의 편익을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희망과 현실이 늘 같이 가는 것은 아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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