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년들은 명분만으로 건설 현장에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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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공업고등학교에서 '2023년 건설 뉴 마이스터 양성훈련'을 마친 학생들이 현장에 투입된 모습. 부천공업고등학교 제공

 

기본적으로 건설 노동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 추이를 보면 확인된다. 고용행정 통계로 보는 노동시장 동향이 있다. 2024년 11월 말 현재 건설업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 수가 76만3천명이다. 2023년 8월 처음으로 신규 가입자 수 0명을 기록했다. 그 후 16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건설 현장에 외국인 노동자 대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추세는 이런 건설 현장 사정이 심각한 수준에 와있음을 보여준다.

 

더 큰 문제는 젊은 노동자들의 소멸에 가까운 감소다. 관련 통계를 보면 2004년 건설 기술인 평균 연령이 38.1세였다. 2024년 6월 현재 51.2세다. 20년간 무려 13세나 높아졌다. 전체 건설 기술인 중 20·30대 비중도 그렇다. 2004년 64%에서 현재 15.7%까지 떨어졌다. 쉽게 말하면 20년 전 건설 노동자들이 그대로 이어온 꼴이다. 그 기간 젊은 노동자들의 신규 유입은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나온 타개책이 여러 개 있다.

 

그중의 하나가 ‘건설 뉴 마이스터 양성 훈련’이다. 건설공제회가 지난 2023년 6월 도입한 제도다. 특성화고등학교 3학년생들이 대상이다. 4개월간 적성에 맞는 교육을 실시한다. 타일, 측량, 건축목공, 형틀목공, 조적 등의 분야다. 전문 건설사에서 실습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갖췄다. 교육, 졸업, 취업까지 이어지는 혜택이 주어진다. 경기권 5개교를 비롯해 전국 10개 고등학교가 참여했다. 115명이 교육과정을 이수했고 51명이 취업했다.

 

그런데 현장에 남아 있는 교육 이수생이 없다. 건설공제회가 상반기 직업훈련 지원금 지급을 위해 현장 확인을 했다.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고 한다. 더는 관련 조사도 하지 않는다. 사정이 이러니 교육 프로그램도 2023년 시작이 곧 끝이었다. 건설 현장에 건설 기능인을 육성한다던 목표가 민망하다. 학생 이탈의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학생 입장에서는 대학 졸업자와의 형평성이다. 대학 간다며 모두 떠나 버렸다고 한다.

 

건설공제회의 노력 자체는 평가한다. 젊은 건설 기능인을 배출하려는 절박한 시도였을 것이다. 다만, 그 접근이 너무 안이하거나 순진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 졸업생과의 임금 차이는 우리 사회 고학력을 부추기는 출발이다. 이것을 뛰어넘을 대책 역시 임금·복지 등에서 도출돼야 한다. 건설업계가 아닌 보다 높은 수준의 정책 집행이 필요하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고용노동부의 고민·토론·입안이다. 건설현장 고령화 어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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