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 고독사 年 200명... 사회적 고립부터 걷어내 줘야

image
한 청년이 사회와 단절된 채 자신의 방에 갇힌 듯 지내고 있다. 경기일보DB

 

어느새 고독사란 말이 낯설지 않은 시대다.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생을 마치는 죽음이다. 생전에도 이미 사회적 고립 상태에서 삶을 영위하던 이들이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체로 가족의 해체와 밀접하다.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핵가족이나 1인 가구의 증가다. 1인 가구일수록 사회적 관계가 단절돼 고독사로 이어지기 쉽다. 전국적으로 한 해 3천600여명에 이른다.

 

인천에서도 해마다 200여명이 고독사하고 있다. 2019년 190명, 2020년 248명, 2021년 248명, 2022년 215명, 2023년 208명 등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많다. 2023년 경우 172명(83%)이 남성이었다. 연령대별로는 50대(34%)와 60대(31%)가 많다. 실직 및 이혼, 사별 등으로 삶의 만족도가 크게 낮아진 연령층이다. 건강관리나 가사노동 등이 익숙지 않은 중장년 남성에서 고독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최근에는 40대 이하 청년 고독사도 매년 10명 이상이다. 취업 실패나 직장 따돌림, 부채 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청년 고독사는 2019년 11명, 2021년 17명, 2023년 10명 등이다. 고독사 증가는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린다. 2023년 인천 1인 가구는 39만5천278가구(31.8%)다. 2019년부터 연평균 7.3%씩 늘어나고 있다.

 

청년·중장년·노년층 3천500명의 1인 가구에 대한 인천시의 실태조사가 있었다. 조사 대상의 8.4%에서 자살 고민을 경험한 것으로 나왔다. 자살 고민의 이유로는 고독이나 외로움이 가장 많았다. 최근 사례인 70대 여성의 경우를 보자. 남편이 사망하면서 반지하 원룸에 혼자 살면서 상실감이 컸다. 자식들과도 연락하지 않고 친구도 만나지 않았다. 외톨이 생활이 수년간 이어졌다.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면서 건강까지 악화됐다. 허리 통증과 관절염 등이다. 결국 지난해 을왕리해수욕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초고령사회 일본에서는 갈수록 더하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4만명을 넘어섰다. 한국도 1인 가구 비율이 2023년 기준 35.5%에 달했다. 3가구 중 1곳 이상이 1인 가구인 사회다. 그 사이 평균 가구원 수도 2명으로 내려앉았다. 골목마다 고독과 외로움이 짙게 깔린 사회라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고독사 위험군에 대한 선제적 발굴이 먼저라고 한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중장년 돌봄체계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들의 사회적 고립 상태를 걷어내 주는 일이다. 소규모 단위 지역사회에서부터 이웃에 대한 관심을 키워야 한다. 민관이 함께 나서야 가능할 일이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