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블랙아이스와 불확실성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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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추울 때 발생하는 ‘도로 위의 암살자’다. 블랙아이스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어떻게 생길까. 기존에 내려 쌓인 눈이 녹으며 지표면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면서다. 기온이 영상이었다가 밤이나 새벽에 영하로 떨어질 때도 빈발한다. 노면 온도가 지상 도로보다 낮은 교량, 햇볕이 잘 들지 않는 터널 출입구 등지에서 자주 발생한다. 제설을 위해 염화칼슘이 뿌려진 도로도 가능성이 높다. 운전자 눈에도 잘 보이지 않는다.

 

수도권에서 블랙아이스에 의한 사고가 잇따라 발생(본보 15일자 8면)했다. 밤 사이 내린 눈과 한파 등으로 도로가 얼어붙으면서다. 지난 14일 오전 5시15분께 고양 일산서구 자유로 구산IC 파주 방향 인근에서 44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16t 화물차 운전자 1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같은 날 오전 5시50분께 고양 덕양구 서울문산고속도로 문산 방향 고양분기점 인근에서도 43중 추돌 사고로 한 명이 중상을 입고 12명이 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같은 날 오전 6시40분께 서울문산고속도로 고양휴게소 후방인 흥도IC 인근에서 차량 18대가 연쇄 충돌했다.

 

블랙아이스에 의한 사고는 다른 사고보다 훨씬 위험하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새 도로 결빙으로 발생한 교통사고는 4천609건이며 사상자는 7천835명으로 집계됐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최근 5년간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블랙아이스 관련 교통사고 사망자(170명)가 적설로 인한 사고 사망자(46명)보다 3.7배 많았다.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렵고 급제동이나 방향 전환 시 차량 제어가 힘들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터널 출입구, 고가도로, 그늘진 커브길 등 결빙 위험 구간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브레이크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하긴 요즘 정국에는 불확실성이라는, 훨씬 더 무서운 블랙아이스가 곳곳에 숨어 있다. 반드시 극복해야 할 난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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