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대선 시계, 몸 푸는 여야 잠룡들... 경기도 ‘승부처’

김문수 ‘급부상’… 홍준표·오세훈, 한동훈·안철수 등 與 주자 ‘물망’
野 독주 이재명 사법리스크 여전...전·현직 도지사 출신들 ‘민심 공략’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정치권이 급격히 ‘조기 대선’ 모드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특히 조기 대선이 펼쳐질 시 최대 승부처가 될 경기도에 대한 여야의 정치적 셈법도 주목되고 있다.

 

19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에선 대선 주자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급부상한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의원 등이 거론된다.

 

반면 ‘12·3 비상계엄 사태’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유력 대선주자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고려해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를 영입하고 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친문계 핵심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 문재인 정부 마지막 총리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이 플랜B인 ‘비명계 신(新) 3김’ 잠룡으로 분류되고 있다.

 

전·현직 경기도지사 출신이 대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조기대선 시 경기도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총 득표율에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0.73%포인트 차이로 신승했지만, 경기도에선 이 후보가 윤 후보를 5.32%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경기도지사 출신인 이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던졌던 경기지역인 만큼 민주당 입장에서는 부동층을 불러내 지지층으로 뒤바꿀 경우 판세를 뒤집을 승부처가, 국민의힘은 민주당으로 향하는 표를 뺏어와야 할 최대 인구 보유 지역이기 때문이다.

 

당선의 향방을 바꿀 양당의 경기도 민심 잡기는 이미 시작됐다.

 

먼저 국민의힘이 선제적으로 경기도 민심 잡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권영세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경기도를 찾아 신년 인사회를 진행하면서다. 지도부가 다른 17개 시·도당 중 경기도를 가장 먼저 찾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정치권에서는 지난 총선에서의 참패를 만회하고 대선 국면에서 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도 이 대표의 정치적 안방인 경기도의 민심을 사수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는 경기도 예산 유용 혐의(업무상 배임) 추가기소에 이어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를 나흘 앞둔 지난해 11월21일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했다는 우려가 커지자 당심의 동요를 막기 위해 수원 못골시장과 영동시장을 찾아 민생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당내에선 조기 대선 관련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강성 보수진영이 결집하는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정치적 사안에 집중하고 민생·외교를 외면할 경우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조기 대선에서의 중요 승패는 경기도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며 “경기도는 이 대표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고 김 지사도 있기 때문에 여야가 민심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선거에 임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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