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사실상 무력화’…공수처, 윤 대통령 강제구인·압수수색 실패

세 번째 불발... 공수처 “향후 절차 논의 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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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공수처 차량이 윤석열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로 들어가고 있다. 홍기웅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과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실패하면서 수사가 계속 공전하고 있다.

 

22일 공수처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날 오전 10시20분께 윤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의왕 서울구치소에 도착해 3차 강제구인에 나섰다. 강제구인이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공수처는 구치소 내 조사실에서 현장조사까지 시도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강제구인과 현장조사를 일체 거부해 조사가 불발됐다.

 

지난 15일 체포된 윤 대통령은 당일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했고, 16일과 17일 출석 요구에 모두 불응했으며 구속된 19일 오후 조사와 20일 오전 조사도 거부했다. 공수처는 21일 오후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 출석했다가 돌아오는 윤 대통령을 강제구인하거나 대면조사를 하려고 했지만 윤 대통령이 국군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바람에 조사가 불발됐다.

 

또 공수처는 이날 오전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와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대통령경호처에 막혀 압수수색도 실패했다. 공수처는 압수수색을 통해 윤 대통령 수사에 필요한 비상계엄 관련 문건과 회의록, 윤 대통령이 사용한 비화폰의 서버 기록, 대통령실 내 PC 등 전산장비를 확보할 예정이었다.

 

윤 대통령의 강제구인과 압수수색 실패 등으로 수사가 무력화되면서 공수처를 향한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검찰과 공수처는 각각 10일씩 윤 대통령을 수사하기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검찰은 이보다 빠르게 사건을 송부해달라고 공수처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윤 대통령의 구속기간 만료일을 25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윤 대통령 측에서도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이의가 있는 부분은 법질서 테두리 내에서 불복 절차를 따르면 된다”며 “검찰과 최대한 협조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절차에 미흡함이 없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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