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교사 정원 감축에 따라 일부 학교의 학급 수와 교사 정원이 줄어들면서 불이익을 받게 되는 학교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23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교육부는 올해 공립 초중고교 교사 정원을 28만4천400여명으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28만7200여명에서 2천800명 가량 감축된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이지만, 교사 정원 감축 규모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22년 1천89명, 2023년 3천401명, 2024년 4천296명으로 그 수가 늘면서 교육의 질 저하와 교사들의 업무 부담 증가 등의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문제는 심각한 학령인구 감소 문제를 겪고 있는 서울의 경우 학급 수 감소에 따른 교사 정원 감축 속도 역시 빠르다는 점이다. 특히 성북구에 위치한 경동고등학교는 2개 학급이 줄어 동문회에서도 반발이 크다.
경동고는 85년이라는 역사를 자랑하는 지역 전통의 인문계 고등학교다. 하지만 이번 학급 수 조정에 따라 2학년 8개 학급을 7개 학급으로, 신입생 1개 학급을 줄여 7개 학급을 배정하기로 하면서 규모가 줄어들게 됐다.
무엇보다 신입생 7개 학급 중 1개 학급은 장애 학생들이 공부하는 특수 학급이고, 2개 학급은 야구부로 배정돼 있어 결국 정상적인 학생 배정은 4학급밖에 안된다는 게 총동창회 측 설명이다. 이로 인해 3년이 지나면 통폐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상순 경동고 총동창회장은 "서울시 평균을 봐도 학교별 학급 감축율이 3% 정도인데 경동고는 무려 3배인 9.5%나 감축된다"며 "타 학교에 비해서 3배 많이 감축이 된다. 공립은 이런 불이익을 당해도 되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경동고는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중등교육사에 큰 족적을 남긴 전통 명문고다. 교육 당국은 그 찬란한 교육 현장의 역사가 사라지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된다"며 "서울시교육청은 경동고의 2학급 축소를 철회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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