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이럴 때는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공교롭다. 2월3일은 봄이 온다는 입춘인데 맹추위가 엄습해서다.
기상당국은 차가운 북서풍이 불어 오면서 이번 주 내내 기온이 평년보다 5도 이상 낮은 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10도에서 영상 2도 사이이고 낮 최고 기온은 영하 4도에서 영상 6도 사이다. 아침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고 낮에는 평년보다 꽤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4∼6일은 아침 기온이 영하 15도∼영하 5도, 낮 기온은 영하 5도∼영상 5도로 예상된다. 4∼6일에는 최고 기온도 영하인 지역이 서울을 비롯해 많겠다.
추위의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캄차카반도에 기압능이 자리해 우리나라 북쪽 대기 상층에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빠르게 흐르는 제트기류를 가로막는 점이다. 직진하던 제트기류가 기압능에 막혀 남쪽으로 더 굽이쳐 흐르게 되면서 고위도 찬 공기가 한반도 중위도로 더 내려온다. 대기 하층에선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서쪽에 고기압, 동쪽에 저기압이 자리하는 서고동저 기압계가 형성돼 북서풍이 불어 찬 바람을 일으킨다. 겨울철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면 지상에 강풍이 불어온다. 건조한 공기는 무거워 아래로 가라앉는 성질이 있어서다.
일각에선 입춘이 꼭 따뜻하지만 않다는 근거를 제시한다. 절기는 2천400여년 전 중국 황허강 부근 화북지방 기후를 기준으로 설정돼 우리의 기후와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다.
이날이 봄 날씨인 적은 많지 않았다.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52년간 서울 입춘 평균 기온을 보면 영하인 적이 35번으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최고 기온이 영하, 즉 종일 영하에 머물렀던 적도 12차례다. 가장 따뜻했던 입춘은 지난해였다. 평균 기온이 영상 7.3도, 최고 기온과 최저 기온은 각각 영상 12.2도, 영상 3.7도였다.
설 연휴를 지내고 맞이하는 첫 절기가 을씨년스럽다. 하긴 그 매서움이 요즘의 흐트러진 정국에 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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