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물드는 정원 같은 구리시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구리시는 봄 가을에 펼치는 유채 및 코스모스 축제장의 화려한 꽃섬과 꽃단지도 유명하지만 계절에 따라 5만~15만 송이 꽃으로 길거리를 아름답게 꾸민 꽃길도 그에 버금간다.
도로 화단 16곳과 도로변의 거리 화분 422개 난간 및 가로등걸이 1천580개로 조화롭게 장식한 꽃길에는 연간 50만송이의 꽃이 소요된다.
50만송이의 꽃을 키우는 구리시 공원녹지과 시립양묘장 관리자 변경중 주무관(55)은 공무직으로 구리시에 입사해 하수과 등에서 12년간 근무하다 7년 전 공원녹지과에 발을 내딛고 꽃에 푹 빠진 남자가 됐다.
구리시 토평동 시립양묘장을 찾았을 때 올봄에 거리로 나갈 팬지와 석죽의 새싹을 돌보고 있었다.
“봄꽃은 8월부터 11월까지 파종합니다. 떡잎과 꽃이 피는 시기가 다르므로 성장 시기에 맞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꽃의 아름다움은 기후와 온도가 결정하기 때문에 3월 초순에 거리로 나갈 봄꽃의 관리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디자인을 먼저 하고 15종의 꽃씨를 선택한다. 개화 시기에 따라 50일, 70일, 120일 나눠 꽃씨를 뿌린다.
봄에는 비올라, 여름에는 백일홍, 가을에는 피튜니아, 겨울에는 양배추를 주인공으로 삼고 각양각색의 꽃들이 조화를 부리면 변 주무관표 화원이 탄생한다.
그가 꽃을 사랑하게 된 동기는 2018년 8월 공원녹지과에서의 첫 작업으로 도로변 난간에 걸린 피튜니아 화분에 물을 주면서 길게 걸린 붉은색에 반해서다.
그리고 양묘장 근무를 자처했다. 늦깎이로 방송통신대에서 농업원예를 전공하고 자격증도 취득했으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신구대에서 화훼 관련 자원봉사를 3년간 주말에 참여하면서 꽃의 습성을 하나씩 익혔다. 이때 경기도시민정원사를 취득했다.
“주말에는 아내와 함께 전국 방방곡곡을 돌면서 거리의 화단, 수목원을 두루 섭렵하고 돌아와 벤치마킹합니다. 여행도 하고 공부도 합니다. 구리시 기후와 토양에 맞는 초화류를 선택해 디자인합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니 수만 가지 꽃 중에서 사계절 주연과 조연, 75종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변씨는 길거리 화분은 자신이 터득한 지식에다 공원녹지과 동료들의 조언을 더해 완성된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 후 조경학을 전공한 딸과 같은 업종의 일을 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50만송이 꽃을 키우는 남자’가 올 3월, 길거리 화분에 어떤 마술을 걸지 벌써 궁금해진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