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동덕여대 사태, 서부지법 폭동같아"⋯고민정 "폭력적 사고방식"

'동덕여대 재학생 연합'도 이준석에 반발...이준석 "공개토론 하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왼쪽)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왼쪽)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동덕여대 사태를 서부지법 폭동과 같은 선상이라고 규정한 데에 대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판하고 나서며, 두 의원 사이 치열한 설전이 이어졌다.

 

이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당이 지난달 17일 동덕여대 학생들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고 앞으로 기자회견과 토론회까지 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를 비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간담회에 참석한 의원이 “소통의 부재에서 동덕여대 사태가 비롯되었다”고 발언한 것으로 보아 동덕여대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고자 하는 시도임이 분명해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동덕여대 사태의 본질은 소통 부재가 아니라 소통을 시도하기도 전에 반지성, 반문명적 행위로 본인들의 의견을 표출한 ‘야만적 폭력’에 있다”고 적었다.

 

그는 “본인들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자 극단적 폭력을 선택한 서부지법 폭동 사태, 문명적 방법이 아닌 방법으로 공공의 재물을 손괴한 동덕여대 사태는 수법과 본질이 동일하다”며 “민주당에게 서부지법 폭동은 나쁜 폭력이고, 동덕여대 폭동은 불쌍한 학생들의 착한 폭력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고 의원은 반박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준석의 폭력적 사고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서부지법 폭동은 목적도 방식도 모두 비이성적이고 반헌법적이었기 때문에 폭동으로 규정하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고 의원은 “지금까지 법원은 수많은 조직폭력사건과 살인사건 등을 판결해왔다. 그러나 왜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사법부를 뒤엎으려 하지 않았을까. 마약, 살인 등을 저지른 조직폭력배들조차도 법원을 폭력으로 짓밟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 판결에 순순히 동의하기 때문에? 폭력을 행사할 만한 조직과 힘이 없어서? 그들조차 우리 사회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덕여대 학생 시위 목적을 두고 “공익전환에 대한 반대 의견을 학교 당국에게 전달하기 위함이었다”며 “나조차도 반대 의견을 전달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용인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어느 누구도 그 사태를 폭동이라 규정하지 않는다. 이유는 시위의 방식은 비판할 수 있으나 시위의 목적은 비판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이 의원은 고 의원이 작성한 글을 공유하며 재반박을 이어 나갔다.

 

그는 “학교의 기물을 파손하고, 취업 박람회장을 파괴하고, 교직원 업무 마비를 위해 포탈 서버를 DDoS 공격하고, 대학 건물 점거로 수업과 학사일정을 마비시켰으며, 졸업 연주회를 하는 것을 막아서 같은 학내구성원을 겁박한 행위를 폭동이 아니면 뭐라고 불러야 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폭동을 폭동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이유는 폭동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성별에 따라 다른 잣대를 들이대고 있기 때문”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아무리 목적을 부인하고 경고만 하려고 했다고 주장해도 내란이 아닐 수 없고, 존경하는 고민정 의원님이 아무리 우격다짐해도 폭동이 아닐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SNS 설전은 며칠간 지속됐다.

 

고 의원은 이 의원이 작성한 글을 재게시하며 “그들의 행위를 용인한다고 하지 않았다”며 “그들의 잘못은 잘못대로 비판받거나 필요하다면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다만 조직폭력배도 하지 않는 법원에 대한 폭력 행위를 동덕여대 사태와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또 “정치를 대국적으로 하려면 남녀를 가르기보다는 서로를 이해하게 만들고, 각자의 차이점보다 공통점을 알게끔 해야 한다”며 “상대의 말꼬리를 잡는 것보다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으로 국민의 판단을 받는 것입니다. 그것이 정치”라고 응수했다.

 

이 의원은 해당 게시물을 또다시 공유하며 “이준석은 법원에 대한 폭도들의 행동을 줄기차게 비판하는 사람인데 무슨 뚱딴지 같은 말씀인지 모르겠다”고 했으며 민주당이 동덕여대 학생인권침해 규탄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한 것을 두고 “다행으로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를 지켜본 ‘동덕여대 재학생 연합’은 전날인 5일 이 의원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냈고, 이 의원은 해당 성명서를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하며 “이준석의 “왜곡”과 “파렴치한 행위”를 바로잡고 귀 단체의 입장을 전파할 수 있도록 제가 방송사에 토론회를 제안해 보겠다”고 했다.

 

동덕여대 재학생 연합은 전날 성명에서 “현 사태는 수십년 전부터 지속돼온 대학 본부의 비민주적 행정 절차, 그리고 이로 인한 일방적 남녀 공학 전환에 반대하고자 일어난 것”이라며 “사태의 맥락과 이유는 철저히 무시한 채 정당한 민주 시민의 권리 주장을 폭력과 폭동으로 몰아가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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