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말 외환위기, 새마을금고가 빛을 발했다. 대형 은행들이 줄줄이 쓰러지던 때다. 높은 신인도로 새마을금고조합원 신규 가입이 쇄도했다. 농촌공동체의 계(契)나 두레 등에서 시작,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금융 창구이기도 했다.
오는 3월5일 첫 전국 동시 새마을금고이사장선거가 치러진다. 근래 들어 불거진 경영상의 여러 난맥상에 따른 변화다. 내부횡령·배임·사기 등이 잇따랐다. 직장 내 갑질, 사적 채용 등까지 겹쳐 우려를 자아냈다. 이런 가운데 인천지역 새마을금고 적자 규모는 갈수록 불어나고 있는 중이다.
인천지역 새마을금고의 전체 적자 규모가 반년 사이 4배 급증했다. 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에 따른 손실이다. 인천 새마을금고 53곳의 2024년 상반기 정기공시 결과다. 당기순손실이 모두 705억원이다. 2023년 하반기 175억원 대비 530억원 더 늘어났다. 6개월 사이 적자가 4배 규모로 불어난 것이다. 53곳 중 적자를 낸 금고 수도 늘었다. 2023년 하반기 11곳에서 40곳으로, 역시 4배 수준이다. 네 곳 중 세 곳은 적자를 안고 있다는 얘기다. 가장 심각한 북인천새마을금고는 192억원 적자였다.
부실채권 현황을 보여 주는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악화일로다. 11.34%로 반년 사이 2.27%포인트 높아졌다. 금융당국은 이 비율의 가이드라인을 8% 이하로 정해 놓았다. 도화1동 새마을금고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3년 하반기 18.16%였다. 그러나 6개월 사이 23.59%로 뛰었다. 서일새마을금고도 17.95%에서 22.26%로 악화했다.
부동산 경기 악화 속 PF 연체가 가장 큰 요인이다. 이 손실을 감당하려 금고들마다 대손충당금 쌓기에 바쁘다. 적자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 2024년 상반기 현재 인천 새마을금고의 대손충당금이 모두 3천198억원에 이른다. 반년 사이 20% 늘었다.
새마을금고의 부실 경영은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조합원 출자에 대한 배당금 급감 등이다. 최근의 경영 악화를 감안, 행정안전부도 적자 금고에 대한 배당 제한 이행명령을 내놓았다. 적자 금고는 조합원 배당을 줄이거나 아예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부실채권이 쌓여 있으니 적자 탈출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동시선거에서 자산 2천억원 이상 금고는 회원이 직접 이사장을 뽑는다. 첫 직선제다. 그간에는 대의원 간선제로 비전문가 이사장들이 많았다. 부실채권을 해결해 자산건전성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전문경영인이 키를 잡아야 할 것이다. 새마을금고의 새로운 60년 역사를 좌우할 선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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