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끔찍한 교통사고가 있었다. 역주행을 하다 인도를 덮쳐 퇴근길 행인 9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 60대 후반 운전자는 최근 1심에서 금고 7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고령운전자 사고가 예사로운 일이 아님을 다시금 일깨웠다.
65세 이상 고령자 20% 이상의 초고령사회가 눈앞이다. 고령운전 관련 교통사고도 늘게 마련이다. 2023년 한 해 3만9천614건에 이른다. 인천도 마찬가지다. 고령운전자 교통사고가 해마다 1천건에 이른다. 그러나 운전면허 반납 실적은 저조하다.
인천 65세 이상 고령운전자는 매년 늘어난다. 2023년 말 현재 23만7천129명이다. 고령자 비율만큼 증가하게 마련이다.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도 늘어난다. 2021년 957건, 2022년 1천59건, 2023년 1천221건 등이다. 안전 운전 의무 불이행이 58.6%로 가장 많다. 신호 위반과 안전거리 미확보도 각각 12%를 차지한다. 운동신경이나 반응신경이 떨어져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고령운전자들의 운전면허 반납은 잘 이뤄지지 않는다. 지난해 인천 70세 이상 어르신 11만4천221명 가운데 면허 반납을 한 사람은 6천127명이었다. 5.3%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인천시의회가 고령자 운전면허 반납률을 높이기 위한 조례 개정에 나섰다. 면허 반납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우선 면허 반납 대상 기준을 70세에서 65세로 낮춘다. 이어 면허 반납에 따른 지원을 종전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높이는 개정안이다. 지난주 이를 심의한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지원 금액을 30만원으로 조정, 수정 가결했다. 심의 과정에서 지원금 인상이 실효성은 없이 혈세 낭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 운전을 하지 않는 장롱면허 등만 지원금 때문에 반납하는 경우다.
작년 서울 시청역 사고 당시도 정부 대책이 나왔다. 고령운전자 운전 자격 관리, 운전 능력 평가를 통한 조건부 면허제 등이다. 조건부는 야간 운전 금지, 속도 제한 등이다. 그러나 교통 약자의 이동권 과다 제한이라는 반대 여론도 많았다. 이에 아직은 ‘검토’에 멈춰 있다. 결국 이동권을 보장하면서 사회적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지자체 차원에서는 면허 반납 인센티브 외 별다른 수단이 없다. 그러나 일회성 인센티브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동권이 보장돼야 자발적 반납으로 이어질 것이다. 인천시가 ‘어르신 버스요금 무료’를 하려 했다. 이를 면허 반납 어르신들에 대한 인센티브로 보태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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