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서 요양한 러 부상병 “기대한 치료 못 받아…외출도 금지”

정예은 인턴기자 ye9@kyeonggi.com
기자페이지
북한 요양 시설에 러시아 군인 수백 명…북러 밀착의 증거
미국전쟁연구소 보고서 "장교급 러 병사와 북한의 군사협력 가능성 있어"

특별 군사 작전을 위한 전투 훈련 중인 러시아 군인들. 연합뉴스
특별 군사 작전을 위한 전투 훈련 중인 러시아 군인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됐다 부상 당해 북한 병원에서 요양한 러시아 군인이 "일반적으로 기대한 수준의 치료도 받지 못하고, 외출도 금지였다"며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보도된 러시아 군인 알렉세이(가명)는 “시설은 전반적으로 깨끗하고 좋았지만 기대한 의료 서비스는 받지 못했다”며 “저녁 외출이나 현지인 접촉이 금지돼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여름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파편에 다리를 다쳐 북한 원산의 한 요양시설로 가게 됐다.

 

알렉세이에 따르면 당시 흑해 인근의 인기 있는 요양소들엔 자리가 없어 북한으로 가게 됐고 그곳에서 20여 명의 러시아 군인들을 만났다고도 말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 역시 최근 러시아 국영 신문 로시스카야 가제타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다친 러시아군 수백 명이 북한 요양원과 의료시설에서 회복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알렉세이는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고 해도 북한에 갈지 모르겠다”며 “친숙한 곳,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회복하고 싶을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알렉세이가 증언한 러시아 부상병에 대한 북한의 요양 지원은 북한의 파병 이후 밀착된 북러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북한의 요양 지원이 사실상 북러 간의 군사 협력을 은폐하기 위한 연막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전쟁연구소(ISW)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전투 경험이 있는 러시아 군인, 특히 장교나 부사관이 북한에 가는 것이라면 이는 러시아군이 표면적으로는 재활하는 모습을 취하면서 (실제로는) 북한군과 협력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배운 경험을 전수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