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체험 속 되새기는 3·1절의 역사

“온 가족 ‘만세’ 외치는 게임부터 막집 위에 그려보는 태극기까지”

지난달 27일 수원특례시 경기국학원에서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경기학습관 학생들과 지도자들이 3·1 만세운동을 재연하고 있다. 경기일보DB
지난달 27일 경기국학원에서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경기학습관 학생들과 지도자들이 3·1 만세운동을 재연하고 있다. 경기일보DB

 

지금으로부터 106년 전인 1919년, 혹독한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하는 3월의 첫날 우리 민족은 일제의 무단통치와 식민지 체계에 항거하며 거리로 뛰쳐나왔다.

 

민족 대표 33인의 독립선언을 시작으로 우리의 독립 의사를 세계에 알린 3·1운동은 수개월간 지속되며 종로의 탑골공원에서 전국 팔도, 국외로까지 확산됐고 어린 아이부터 어른, 학생과 교사, 농민과 노동자를 비롯한 전 계층이 함께했다. 이러한 민족해방운동을 기념하며 3·1절은 한국의 5대 국경일 중 하나가 됐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이라는 보다 뜻깊은 해를 맞이한 만큼 이날을 특별하게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온 가족이 목청껏 ‘만세’를 외치는 이색 체험부터 독립운동가가 되어 ‘비밀작전’을 수행하는 임무를 맡아보는 등 즐거운 하루를 보내다 보면 역사의 의미도 자연스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 경기도어린이박물관, 목판 태극기 들고 외쳐보는 ‘만세’

 

경기도어린이박물관 3.1절 특별 행사 공식 포스터. 경기문화재단 제공
경기도어린이박물관 3.1절 특별 행사 공식 포스터. 경기문화재단 제공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군중이 만세운동에 참여한 지역으로 1919년 3~4월 두 달간 225회의 시위가 진행될 만큼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모두가 몸을 바쳐 싸워왔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3월1일부터 3일까지 어린이들이 민족해방운동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체험 행사 ‘우리 함께 외치는 대한독립만세!’를 운영한다.

 

박물관은 3·1운동 당시 태극기 목판으로 만든 태극기를 대량 보급해 만세 운동을 진행했던 사실에서 착안해 참여자들이 태극기 목판으로 직접 한지에 인쇄하는 체험을 진행한다. 어린이들은 목판화로 제작한 태극기를 들고 포토존 등에서 촬영하며 그날을 지속하여 기억할 수 있다.

 

■ 전곡선사박물관, “그날의 함성을 재현한다”

 

전곡선사박물관 3.1절 교육프로그램 ‘도전! 2천만의 함성’ 공식 포스터. 경기문화재단 제공
전곡선사박물관 3.1절 교육프로그램 ‘도전! 2천만의 함성’ 공식 포스터. 경기문화재단 제공

 

전곡선사박물관이 자리한 경기 북부는 항일 의병 활동이 활발히 일어났던 곳으로 백학 두일리 장터에선 1919년 3월21일에 연천 지역의 첫 만세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경기문화재단 전곡선사박물관은 3월1일부터 3일까지 이러한 정신을 이어가고자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 행사 ‘도전! 2천만의 함성’을 마련했다.

 

이 기간에 박물관에선 3가지의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먼저 ‘도전! 2천만의 함성’은 대한의 독립을 목 놓아 외쳤던 삼일운동을 느낄 수 있도록 특정 데시벨에 이르기까지 가족과 함께 ‘만세’를 외치는 프로그램이다. 나이별 일정 수치 이상에 도달하면 다양한 박물관 문화상품도 부여된다.

 

이밖에 ‘막집에 그리는 독립운동’ 프로그램에선 선사시대 사람들이 살았던 막집 위에 태극기를 비롯한 다양한 삼일절 문양을 새기는 체험을 즐길 수 있고, ‘태극기 만들기’ 프로그램에선 가족이 함께 태극기를 만드는 경험을 할 수 있다.

 

■ 수원박물관, “김세환 선생부터 기생 이끈 김향화까지”

 

수원박물관 광복 80주년 및 3∙1운동 106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항거, 수원 1919’ 공식 포스터. 수원박물관 제공
수원박물관 광복 80주년 및 3∙1운동 106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항거, 수원 1919’ 공식 포스터. 수원박물관 제공

 

수원의 3·1운동은 1919년 3월1일 화홍문 방화수류정에서 출발했다. 민족 대표 48인 가운데 한 명인 김세환(1888~1945) 선생을 필두로, 교사와 학생, 종교인들이 중심이 돼 만세운동을 했다. 4월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수원 전 지역에 ‘대한독립만세!’ 함성이 울려 퍼졌다.

 

특히 수원에선 종교인, 유학자, 농민, 학생, 상인, 기생까지 다양한 계층이 함께했는데 조직적인 항거로 이어지며 일제의 지배 기구였던 면사무소와 주재소를 파괴하고, 온갖 악행을 일삼던 일본 순사들을 처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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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수원의 3·1운동을 이끈 김세환 선생. 수원 기생 만세운동을 이끌었던 김향화. 우정·장안면 주민들에 의해 파괴된 화수리 주재소 그림. 수원화성박물관, 국사편찬위원회 제공

 

수원박물관은 이러한 수원 사람들의 항거를 재조명하는 특별 기획전 ‘항거, 수원 1919’를 3월1일부터 6월29일까지 개최한다.

 

수원의 3·1 운동 함성과 전개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개도와 ▲3월1일 방화수류정 만세운동 ▲3월28일 송산면 사강리 만세운동 ▲3월29일 수원면 수원 기생 만세운동 ▲4월3일 우정·장안면 만세운동 ▲4월15일 제암리·고주리 학살 사건에 관한 사진과 유물 40여 점을 전시한다.

 

■ 김포시독립운동기념관, 3가지 전시로 되새기는 과거

 

김포시독립운동기념관 3.1절 기념 체험행사 ‘대한독립만세’ 공식 포스터. 김포시독립운동기념관 제공
김포시독립운동기념관 3.1절 기념 체험행사 ‘대한독립만세’ 공식 포스터. 김포시독립운동기념관 제공

 

일제강점기에 경서지방의 대표 장터였던 양촌면(현 양촌읍)은 오라니장과 월곶면 군하리 장터에서 3.1만세운동을 조직적으로 벌이는 등 자랑스러운 역사를 안고 있다.

 

이를 기념하며 세워진 김포시독립운동기념관은 애국지사의 정신을 기리고 청소년에게 민족의 얼과 지역의 역사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돕는다는 의미가 있다.

 

김포시독립운동기념관에서는 ▲상설전 ‘김포에 울려 퍼진 독립의 함성’ ▲특별기획전 ‘1920 독립전쟁의 해’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순회전시 ‘기억상자’ 등 전시와 다양한 체험을 마련했다.

 

김포시독립운동기념관 내부 모습. 김포시독립운동기념관 제공
김포시독립운동기념관 내부 모습. 김포시독립운동기념관 제공

 

상설전시실에서는 김포의 애국 계몽 활동, 의병 활동 및 3.1운동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 3월1일부터 4월27일까지 만나볼 수 있는 이동형 전시콘텐츠 ‘기억상자’는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의 순회전시로 기념관에선 김포 출신 대한민국임시정부 인물 심영택 선생에 관한 내용이 함께 소개된다.

 

특히 기념관은 올해 상설 전시 연계 모바일 활동지 ‘비밀작전, 3.23’을 처음 선보이며 색다른 체험을 제공한다. ‘비밀작전 3.23’은 김포를 배경으로, 주인공(참여자)이 비밀리에 태극기를 제작하고 만세운동을 전개하는 내용이다. 청소년 관람객들은 전시를 관람하고 임무를 수행해 가며 지역의 역사를 흥미롭게 배워갈 수 있다.

 

이밖에 무궁화 자개 열쇠고리와 손거울, 태극 팽이와 목걸이, 페이스페인팅, 나랑사랑에코벡 나만의보틀만들기등 총 8종의 체험과 메타버스 가상 전시를 즐겨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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