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위해 협상 가능한 지도자 필요"

안보보좌관 "젤렌스키 정치적 동기, 종전 아닌 게 분명해지면 심각"

마이크 왈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연합뉴스
마이크 왈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해 "미국과 협상할 수 있고, 결국 러시아와도 협상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회담이 결렬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사임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의 정권 교체를 전쟁 종식의 전제 조건으로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왈츠 보좌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개인적 동기나 정치적 목표가 자국 내 전쟁을 끝내는 것과 다르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전 총리를 언급하며 "처칠은 국민을 위해 싸웠지만, 1945년 선거에서 패배하며 권력을 내려놨다"며 "젤렌스키 대통령도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웠지만, 이후 국가를 다음 단계로 이끌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는 영토를 양보하고, 러시아도 안보 보장과 관련해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측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논의된 바는 없지만, 안보 보장을 위한 일부 영토 양보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유럽이 주도하는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된 일부 영토를 포기하는 대신,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평화유지군을 배치해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왈츠 보좌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 회담에서 보인 태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협상에 나설 의향이 전혀 없어 보였으며, 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협상할 수 있을지, 전쟁을 끝내겠다는 우리의 목표를 공유하는지도 불확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현재로서는 협상을 진행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진정으로 평화를 위해 노력할 준비가 되면 언제든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왈츠 보좌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회담 중 고개를 흔들거나 팔짱을 끼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며 "이는 매우 무례한 태도였다"고 지적했다.

 

한편, 회담 결렬이 트럼프 대통령 측의 의도적인 전략이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는 "전적으로 잘못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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