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지사를 향해 캔맥주가 날아들었다. 시국과 관련된 1인 시위를 하던 중이었다. 10일 오후 6시30분께 발생한 사건이다. 평소 행인이 많은 수원역 12번 출구 앞 ‘로데오 거리’였다. 김 지사가 ‘내란 수괴/즉시 파면’이라는 푯말을 들고 있다. 한 남성이 다가와 “니가 뭘 알아”라며 시비를 걸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접근을 제지했다. 그러자 들고 있던 캔맥주를 집어던졌다. 다행히 바닥에 떨어졌지만 모두가 놀랐다.
거친 항의와 몸싸움, 투척 순간과 흐트러진 맥주가 영상으로 남았다. 현장의 위험성이 생생히 재생된다. 김 지사의 1인 시위를 취재하던 경기일보 카메라에 잡힌 장면이다. 김 지사는 별 반응 없이 시위를 계속했고 기자회견도 했다. “윤석열의 구속이 취소된 건 절차상의 하자로 나온 것인데, 지금까지 5천만 국민 아무도 누리지 못하는 권리를 윤석열이 누린 것”이라며 “검찰에서 잘못한 만큼 검찰총장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가 던지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현직 도지사의 정치 참여 한계다. 광역단체장의 대권 도전은 이제 뉴스거리도 아니다. 특히 경기도지사의 경우 ‘소권(小權)’이라 불린 지가 30여년이다. 이인제(민선 1기)·손학규(민선 3기)·김문수(민선 4·5기)·남경필(민선 6기)·이재명 지사(민선 7기)가 모두 대권 후보군이었다. 정치적 발언, 경선 참여 등 나름대로의 정치 행위가 있었다. 임기 단축, 장기 휴가 등 도정 피해도 있었다.
그때마다 찬반 논쟁이 있었다. ‘부적절하다’는 부정론과 ‘정치적 권리’라는 긍정론이다. 민선 8기 김동연지사도 대권 행보를 하고 있다. 그를 향해서도 똑같은 논쟁이 있다. ‘캔맥주 투척’ 동영상에 게시된 댓글이 여론을 보여준다. ‘도지사 사표 쓰고 정치 하세요’(okim—), ‘컵라면 가져온 여직원에 격노 퍼포먼스 하더니’(mine—)…. 비판적 견해다. ‘맥주캔 던진× 살인 혐의로 고소하세요’(fres—). 김 지사를 비난하거나 걱정하는 견해다.
다른 하나는 도지사의 신변 안전 문제다. 1천400만 도민의 책임자다. 도정을 수행하는 현장에서는 걱정이 없다. 전문적인 안전 요원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공무원이 동행한다. 하지만 정치 현장에 나섰을 때는 다르다. 행정 인력이 동행하지 않는다. 동행해서도 안 된다. 공무원의 정치 행위는 불법이다. 정치 현장은 견해가 대립하는 공간이다. 크고 작은 충돌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런 현장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셈이다. 이번 일이 그렇다.
‘도지사의 정치 참여가 문제’라며 냉소적인 도민도 많지만 ‘험한 꼴 당하면 어쩌냐’며 걱정하는 도민도 많다. 결국 경기지사가 대선(大選) 뛰는 통에 경기도민에 안겨진 ‘안 해도 될’ 논쟁이다.
●관련기사 : [영상] '윤석열 파면' 피켓 든 김동연에 날라온 맥주캔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31058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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