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보조배터리 내부 합선 가능성

5. 31번 좌석 바닥에서 발견된 보조 배터리.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여객기 31번 좌석 바닥에서 발견된 보조 배터리.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제공

 

김해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에어부산 홍콩행 BX391편 여객기에서 발생한 화재가 보조배터리 내부 합선으로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14일 발표한 사고 조사 현황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정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밝혔다.

 

항철위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월 28일 오후 10시 13분경 발생했으며, 국과수·경찰 과학수사대·소방 등과 함께 지난 2월 3일 합동 화재 감식을 진행했다. 조사팀은 객실 왼쪽 28열부터 32열까지 좌석 부근에서 전기 배선, 기내 조명기구, 보조배터리 잔해 등을 확보해 국과수로 이송한 뒤 CT 촬영과 현미경 검사를 포함한 정밀 분석을 실시했다.

 

국과수 분석 결과, 사고 당시 승객이 촬영한 영상에서 항공기 내부 좌측 30번 좌석 상단 선반에서 최초 화염이 확인됐으며, 해당 부위 바닥에서 불에 탄 보조배터리 잔해가 발견됐다. 배터리 잔해에서는 다수의 전기적 용융흔(물체가 녹은 흔적)이 확인됐으며, 양극과 음극이 합선된 상태에서 절연파괴가 발생해 최초 발화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과수는 감정 결과 보고서에서 "배터리 잔해가 심하게 연소돼 정확한 발화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지만, 항공기 전기 배선이나 조명 기구 등에서 발화와 관련된 전기적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항공기 내부 시설물에 의한 발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항철위는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를 바탕으로 보조배터리에 의한 화재 가능성을 중심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정확한 발화 원인을 규명하는 동시에 안전 대책 마련을 위해 관계 기관과 협력해 후속 조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사 과정에서 안전 조치가 필요할 경우 항공사 등에 안전권고를 발행할 계획"이라며 "향후 조사 진행 상황과 공개 여부는 사고조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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