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만 19세 이상인 어른이면서 직업이 없다.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에는 한량, 건달, 룸펜 등으로 불렸다. 정확한 의미는 근로능력은 있지만 일정한 수입이 없는 경우다. 빈손이라는 뜻의 백수(白手) 얘기다.
실질적으로 백수는 아니지만 사회생활 문제로 기초생활수급자 신분을 유지하는 경우는 ‘경계선 백수’라고 부른다. 경계선이라는 의미는 돈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애매한 경계선에 서 있다는 모습의 은유다. 보통 실업자라고도 표현한다. 에둘러 취업준비생 또는 아르바이트라도 하고 있다면 프리랜서라고도 일컫는다.
이런 가운데 집에서 그냥 쉬는 젊은이가 120만명(본보 17일자 8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렵게 일자리를 구한 청년 가운데도 4명 중 1명은 근로시간이 짧은 단기 근로자인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더 들여다보자.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청년 중 실업자는 26만9천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달(26만4천명)과 비교하면 1년 새 5천명(2.0%) 늘었다. 2월 기준 청년 실업자는 2021년 41만6천명에서 2022년 29만5천명, 2023년 29만1천명, 지난해 26만4천명 등으로 3년 연속 감소하다가 올해 4년 만에 다시 증가했다. 청년층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은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420만9천명으로 1년 전보다 1만5천명 증가했다. 이 중 별다른 활동 없이 ‘그냥 쉬는’ 청년은 50만4천명이다. 청년 비경제활동 인구 중 취업 준비자도 43만4천명으로 집계됐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거나 비경제활동 인구 중 ‘쉬었음’ 또는 ‘취업준비자’인 청년의 수를 모두 더하면 120만7천명이었다. 지난해(113만4천명)과 비교하면 1년 새 7만명 넘게 늘었다.
모름지기 청년들은 내일의 주역이다. 이들에게 밝은 미래를 제시해야 하는 건 기성세대의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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