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송이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 청청마음건강센터 담당자
‘한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유명한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요즘의 사회를 돌아보면 따뜻한 관심이 필요한 건 비단 아이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10년이 넘도록 다양한 계층의 청소년과 청년, 학부모를 만나온 한송이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 청청마음건강센터 담당자(42)는 예전과 달라진 요즘의 환경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한다.
한 씨는 “성인이 된다고 갑자기 어른이 되는 건 아니다. 성인이 되는 순간 많은 청소년은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게 된다”며 “전 세계적으로 경제불황, 물가 상승, 구직난, 취업난 등으로 청소년기가 유예되며 니트족, 고립·은둔 청년 등의 문제적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한국은 여기에 더욱 심화한 경쟁사회로 자살률 1위, 마약, 도박중독 등 여러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동복지와 상담 심리를 전공하고 사회복지사 1급, 청소년 상담사 1급이라는 이력을 바탕으로 수원시청소년재단에서 11년째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청소년 쉼터, 청년 상담 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는 한 씨는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 상담 사업을 펼쳐 왔고 수원여자단기청소년쉼터 소장으로 일하며 위기청소년들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꽉 닫힌 아이들의 마음의 문을 여는 일이었다. 주변과의 관계를 끊고 집으로 파고든 아이를 위해 몇 번이고 편지를 쓰고 집에도 여러 번 찾아가기도 했다.
마음이 굳게 닫혀 있던 한 초등학생 내담자는 한 씨와의 시간을 쌓으며 커 갔고 이 후 대학생이 돼 “무사히 잘 컸다”며 그녀를 찾아오기도 했다.
“아이들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라고 말하는 한 씨는 “옆에서 어떻게 바라봐주고 지켜주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발전 모습이 무한대로 뻗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한 씨가 속한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은 지난해 9월부터 관내 청소년·청년을 대상으로 마음 건강을 위한 ‘청청마음건강센터’(청마센터)를 이끌어가고 있다. 청마센터는 청년들의 우울·불안 등 위기 증가로 공적 영역의 심리 지원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기존의 청소년(9~24세)에 더해 수원시 청년 기본 조례에 명시된 39세까지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무료 전문 상담 사업 등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한 씨는 청마센터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한 사업을 중점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지난해 첫 모집에는 당초 계획 대비 4.8배의 청년이 상담을 신청하며 지금까지 80명의 청년이 센터와 함께하는 중이다. 청년을 대상으로 한 공적인 마음 건강 돌봄 시스템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를 의미한다.
한 씨는 “인생에선 누구나 실수하고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기보다는 사회가 함께 보듬어줘야 한다”며 “그들이 다시 좋은 어른, 부모가 되고 그렇게 다시 좋은 청소년과 청년이 자라가는 건강한 사회가 돼 간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늘 고민하고 하나씩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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