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트럼프에 흔들리고 있다. 관세 폭탄 예고 앞에 무방비다. 현대자동차그룹도 그런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 시장 판매 차의 57%가 국내 생산이다. 미국의 관세 폭탄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 관세 25% 인상에 예상 매출 감소는 19%다. 제철은 이미 25% 관세 폭탄이 시작됐다. 안 그래도 악전고투 중이었다. 현대제철 포항 1, 2공장에서만 매달 적자가 80억~90억원이다. 포항 2공장이 축소 운영에 들어갔다.
파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에 4년간 210억달러(31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정의선 회장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자동차 86억달러(12조6천억원) △부품·물류·철강 61억달러(9조원) △미래산업·에너지 63억달러(9조2천465억원)다. 현지 생산을 늘려 관세 장벽을 피해 가려는 방법이다. 여기에 미래 산업 분야의 사업 기회를 확대한다는 계산도 있다. 일석이조다.
25일 아침에 전송된 장면이 신선하다.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함께했다.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마이크 존슨 미 연방 하원의장, 스티브 스칼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도 동석했다.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의 핵심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 회장 발표에 박수로 화답했다. “현대는 세금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트럼프 2기에서 본 가장 주목할 장면이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교감은 세계 각국의 현안이다.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철저한 자본주의적 사고에 막히는 벽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도 노력은 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날아든 담판 소식이다. 짐작하건대 많은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도 긍정적 자극이다. 보다 과감하고 자신감 있게 접근이 이뤄질 수 있다. 현대차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국의 정치와 정부는 뭘 했을까. 트럼프2기와의 교감 소식은 없다. 야당의 한 의원은 노벨상 해프닝을 벌였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트럼프 대통령을 추천했다. 당과 진보 진영에서조차 ‘황당한 짓’으로 평가받았다. 정부 여당은 민감국가 지정으로 뒤통수를 맞았다. 바이든 임기 말에 지정됐는데 이를 모르고 있었다. ‘별것 아닌 일’이라는 주한 미대사관 측 워딩에 위로받는 모습이 우습다. 이게 한국 여야 정치 현실이다.
한국 경제의 위기는 외부에 있다. 정확히는 미국의 트럼프 2기다. 유럽 모든 나라의 정부와 정치가 대응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전략도 그렇다. 유독 한국의 정치·정부는 안 보인다. 계엄, 탄핵, 조기 대선에 매달려 있다. 그들은 상상도 못했을 정의선 회장의 트럼프 담판이다. “한국은 정치가 4류, 관료가 3류, 기업이 2류다”. 반도체 신화를 일군 기업인의 발언이다. 딱히 수정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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