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9동 철거... 일부 업소와 물리적 충돌도 예상 市, 탈성매매 여성에 자활 지원 등 당근·채찍 병행… 연내 폐쇄 방침
파주시의 법원읍 연풍리 성매매 집결지인 속칭 용주골 행정대집행을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시는 이번 행정대집행을 통해 70여년간 유지돼온 용주골의 철거율을 90%까지 달성할 방침이지만 성매매업소 측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천명하고 나서 물리적 충돌도 예상되고 있다.
26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용주골 무허가 불법 증축된 성매매 건물에 대해 대대적인 행정대집행에 들어간다고 예고했다. 이번이 벌써 여덟 번째다.
영업 중인 8동 등 총 9동을 철거하는 이번 행정대집행에는 용역업체 등 하루 평균 60명이 참여한다.
시는 일곱 차례에 걸쳐 행정대집행을 실시해 총 66동을 정비했다.
시는 행정대집행을 앞두고 경찰서 및 소방서 등과 회의를 열고 영업공간 위주의 부분 철거로 기능 상실을 중점 추진하는 등 업주들과의 물리적 충돌을 예방하면서 행정대집행하는 방침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이날 찾은 용주골은 곳곳이 부서지고 무너지고 철거된 건물이 많아 철거를 앞둔 재개발 현장을 방불케 했다. 이런 와중에도 일부 업소는 대낮인데도 버젓이 영업 중이었다. 성매매 종사자들이 이용하는 미용실과 마트 등의 문은 굳게 닫힌 채 폐업한 지 오래돼 보였다. 은행 현금인출기도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듯 녹슨 채 방치돼 있었다.
시가 운영 중인 용주골 거점시설에서 근무하는 A씨는 “낮에도 드물게 영업하고 밤에는 제법 불을 밝히며 영업하지만 크게 줄었다. 폐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행정대집행과는 별도로 탈성매매 여성에게 생계비와 주거지원비, 직업훈련비 등 총 5천20만원을 2년에 걸쳐 지원해 자활을 돕는 등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고 있다.
용주골 인근 주민 B씨(63)는 “용주골이 이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 같다. 일부 성매매업소만이 끝을 붙잡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경일 시장은 “행정대집행과 탈성매매 여성 지원 등을 통해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를 연내 폐쇄해 건강한 모습으로 주민들에게 돌려 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용주골은 6·25전쟁 당시 미군기지가 들어서면서 생겨났다. 한때 2만여㎡에 성매매업소 200여곳에 종사자가 500~600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컸으나 2000년대 들어 미군 철수와 재개발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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