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미국의 ‘더티21’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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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난감한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부쩍 그렇다. (한국의) 민감국가 선정과 관련해서도 시끄러운데 말이다. 이번에는 (한국도) 지저분한 나라라는 뜻의 ‘더티21’에도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티21은 미국에 상당한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를 가리키는 명칭이다. 구체적으로 이 나라가 무역적자를 보는 국가들 중 약 15%를 가리킨다. 미국은 4월2일 국가별로 상호관세율을 발표하겠다며 이 명칭을 사용했다.

 

외신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촤근 “이날(4월2일) 다른 나라들에 대한 관세 명단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상호관세율은 국가별로 다를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전 세계 국가의 15%가 미국에 대한 관세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세계 국가의 15%이지만 우리 교역량의 엄청난 규모를 차지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들 국가가 일정량의 자국 생산을 요구하거나 미국이 수출하려는 식품이나 제품에 안전과 관련 없는 검사를 하는 등 관세 못지않게 중요한 비관세 장벽을 갖고 있다고도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미국을 불공정하게 대우하는 나라로 콕 집어 지목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도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그리고 아주 많은 다른 방식으로 아주 많이 도와주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대부분 상품을 무관세로 교역하는 만큼 ‘4배’의 근거를 찾기 어렵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을 이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문제는 민감국가든 더티21이든 중요한 건 그동안 피를 나눈 한미동맹이라는 수식어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는 점이다. 외교에선 영원한 적도 없고, 영원한 우방도 없다는 격언이 새삼스러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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