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민 분노케 한 정책지원관 수당 편취 의혹

image
경기도의회 전경. 경기도의회 제공

 

도민의 배신감이 적지 않을 일이다. 임명된 지 얼마 됐다고 수당 편취인가. 철저한 조사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 확인되면 가장 강한 징계로 다뤄야 한다. 당사자들이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음은 물론이다. 도의회 정책지원관의 업무는 입법 보좌다. 일반 임기제 6급, 최대 연봉 6천여만원이다. 2023년 채용 때 경쟁률이 4.4 대 1이었다. 시의원 출신, 공공기관 1급 경력자, 60대 이상 합격자도 많았다. 옥상옥의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출범의 대의가 더 컸다.

 

‘지방자치 완성’이라고 여겼다. 거기서 수당 부당 수령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해 11월 강원특별자치도의회에서 시작됐다. 정책지원관이 24명이다. 이들이 낸 초과 근무 시간이 5천17시간이었다. 상위 10명이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업무 편중이 심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부 도의원들이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자료 곳곳에서 부당 수당 신청 의혹이 불거졌다. 출장 복명서 등에서도 불법이 줄줄이 확인됐다. 그때만 해도 강원도의 일이었다.

 

이런 비위가 최근 경기도의회에서도 불거졌다. 일부 정책 지원관들이 새벽 시간대 연장 근무를 신청했다. 그런데 별다른 업무가 없어 보인다. 유연 근무를 새벽 이른 시간대에 신청한 경우도 있다. 이른 퇴근을 위한 편법이라는 정황이 엿보인다. 장시간 근무지를 이탈한 사례까지 지목됐다. 모든 의혹은 결국 부당 수당 문제로 옮아갔다. 일을 하지 않고 받은 수당 또는 적정 업무와 무관하게 받은 수당이다. 도의회 사무처가 일부 확인했다.

 

아직 비위 전모가 밝혀진 것은 아니다. 전수조사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도의회 폐쇄회로(CC)TV까지 확인하고 있다고 한다. 최종 몇 명이 연루됐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사무처는 철저한 조사와 엄한 조처를 말한다. 당사자에 대한 소명 절차를 거친 후 징계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소속 부서와 소관 업무 등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문제는 이를 접하는 도민의 분노다.

 

정책지원관에게 드는 인건비 등이 연간 50억원을 넘는다. 그만큼의 전문식견을 기대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출범할 수 있었던 것은 앞서 살핀 대의 때문이었다. ‘지방자치 완성’이라는 명분에 모두가 동의한 것이다. 그런데 시작부터 터진 게 수당 편취다. 도민이 용서하겠는가. 시민단체가 침묵하겠는가. 과거 한 지자체에서 ‘333억원 수당 편취 사건’이 있었다. 시민단체의 감사청구·형사고발이 2년간 이어졌다.

 

철저한 조사와 결과 공표가 있어야 할 것이다. 비위 정책지원관 해임은 너무도 당연하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