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용인 FC창단, 걱정 또한 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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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용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9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한 유진선 의장이 5분 발언을 진행하고 있다. 용인특레시의회 제공

 

유진선 용인특례시의회 의장의 5분 발언이 있었다. 내년 출범하는 용인FC(시민프로축구단)에 대한 걱정이다. 연 100억원의 운영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이 가운데 60%인 60억원을 시가 출연한다. 가입 첫 해인 내년에는 가입비 등 10억원이 더 든다. 매년 300억원을 경전철에 쓰고 있는 용인시다. 발행된 지방채도 이미 399억원에 달한다. 유 의장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유 의장의 또 다른 지적도 있다. 용인FC 창단이 내년 2월로 잡혀 있다. 내년 6월은 시장을 뽑는 전국동시지방선거다. “사전 선거운동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산 투입 걱정은 충분히 새겨들어야 할 소리다. 기존의 프로축구 구단도 수익을 내기 어렵다. 상당 기간 투자에 따른 재정 악화를 각오해야 한다. 창단 시점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한 건 무리다. 아마 시즌 개막과 맞춘 일정일 것이다.

 

지방자치에서 프로 스포츠가 갖는 의미는 많다. 종목 자체에 대한 팬들의 바람이 있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측면도 있고, 시민을 묶어 내는 정체성 확립의 효과도 있다. 그래서 많은 시·군이 투자하고 있다. 성남시는 프로야구 11구단을 추진한다. 화성시는 차두리 축구 감독을 영입했다. 안양시는 안양FC를 1부 리그로 승격시켰다. 수원특례시는 축구, 야구, 배구, 농구 4대 프로 스포츠가 역동적이다.

 

프로 스포츠에서 직접 얻는 수익은 많지 않다. 많게는 100억원 넘는 손실을 기록 중인 곳도 있다. 그런데도 투자하고 유지한다. 앞서 살핀 합목적성 때문이다. 용인특례시는 명실상부 1급 지자체다. 재정자립도에서 화성·성남시에 이어 세 번째다. 세계적 첨단 산업단지가 두 개나 조성 중이다. 원삼 중심의 SK반도체 산단, 남사 중심의 삼성반도체 산단이다. 프로 스포츠를 시작해 볼 여건과 능력이 충분하다.

 

선택된 종목이 축구라는 점도 설득력 있다. 축구 관련 기존 인프라가 넉넉하다. 2001년부터 용인시축구센터를 운영했다. 국가대표 12명을 비롯해 164명의 프로 선수를 배출했다. 현재 용인 소속 유소년 축구 선수만 700명에 달한다. 3만7천석 규모의 미르스타디움도 자산이다. 현재 삼성블루윙즈의 임시 구장으로 사용 중이다. 최근 국가대표 경기도 완벽히 치러냈다. 축구가 가장 가까운 종목이었다.

 

많은 시민의 지지가 있다고 들었다. 우리도 용인FC 창단을 지지한다. 다만, 짚고 가야 할 한 가지는 있다. 당분간 어려움이 예상된다. 성적이 하위권을 맴돌 것이다. 관중석은 텅 빌 것이다. 예산 비난이 등장할 것이다. 앞서 갔던 지자체들이 대개 그랬다. ‘유 의장’의 지적은 그때를 걱정하는 소리다. 이런 쓴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충분히 듣고 함께 품고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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