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서 힐링입니다.”
12일 오전 10시 용인시 기흥구 영덕1동 행정복지센터 뒤편 덕골근린공원. 이 곳에 모인 아이들과 엄마, 아빠, 어르신 등 흥덕마을9단지 우미린아파트 주민들은 박원영 숲해설가의 ‘봄꽃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고 있었다.
이날 박 해설가는 벚꽃 개화시기에 맞춰 벚나무 종류와 생태 특징, 산벚나무가 팔만대장경 제작에 사용된 역사적 배경, 왕벚나무와 제주왕벚나무의 차이점 등을 주민들에게 흥미롭게 전달했다.
또 박태기나무의 붉은 꽃과 콩과식물 특성 그리고 살구나무, 개나리, 수수꽃다리, 자작나무 꽃 관찰 등 다양한 식물 이야기를 들려주며 주민들이 도시 속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도록 했다.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돋보기와 루페를 활용, 나뭇가지와 꽃을 세밀히 관찰하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태계의 신비를 체험했다. 특히 매화꽃 감상과 벚꽃 개화 시기의 차이를 직접 확인하는 등 도심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체험이 이어졌다.
이처럼 영덕1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자연과 교감하는 기회를 마련해 지역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위원회가 추진하는 특화사업 ‘아파트 숲해설’은 수목원이나 자연휴양림을 가지 않아도 아파트 단지 내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앞서 지난 3월22일 7단지 힐스테이트 아파트에서 진행된 첫 번째 숲해설에서는 겨울눈과 매화, 산수유, 목련 등 봄에 피는 꽃을 중심으로 한 해설 프로그램이 성료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단풍나무로 만든 야구방망이 이야기와 매화의 문화적 상징성(김홍도 그림, 퇴계 이황 이야기)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접하며 시간을 보냈다.
1회차 이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7.5%가 이전에 숲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없었으며, 프로그램 참여 후 아파트 단지 내 식물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증가했다는 응답이 75%로 나타났을 정도로 주민들의 호응이 높았다.
위원회에서는 박원영 숲해설가를 중심으로 숲해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전종욱 위원을 비롯한 5명의 주민자치위원이 자원봉사 체계를 갖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위원회는 매월 정기적인 숲해설 운영과 계절별 심화 프로그램 개발을 계획 중이다. 곤충, 새와 관련된 동식물의 생존전략, 나뭇잎과 열매이야기, 식물 성장과 변화 모습을 계절에 맞춘 활동을 통해 도시 속 자연의 가치를 알릴 예정이다.
김태규 영덕1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은 “이 프로그램은 자연 속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 이웃간 소통을 촉진하고 아파트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며 “위원회의 헌신적인 노력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이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하며 지역사회의 모범 사례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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