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풍 속 건설현장 철재 추락… 부천시민 안전 통제 미비

왕복 8차로 도로 옆 공사 현장 철재 낙하…경고문도 없이 시민 무방비 노출  
소사지구대 앞에서도 통제 전무…“안전은 없고 방관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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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소사역 현대힐스테이트 공사현장에서 떨어진 길이 2m의 철제 자재. 독자 제공

 

강풍 속에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철제 자재들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정은 이런데도 당국 등은 자재들만 수거하고 방치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3분께 부천 소사역 인근 현대힐스테이트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고층구조물 철제 자재 10여개가 강풍에 도로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철제 자재들은 통행하는 차량과 시민이 없는 곳에 떨어져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고 이후 부천시와 건설사, 경찰 등은 떨어진 자재를 수거하고 나머지 자재의 추가 낙하를 방지하는 조치는 했지만, 공사 현장에서 시민을 통제하는 조치가 미흡해 빈축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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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3분께 부천 소사역 인근 현대힐스테이트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고층구조물 철제 자재 10여개가 강풍에 도로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김종구기자

 

사고가 발생한 곳은 왕복 8차로 도로가 인접한 대로변으로, 평소 차량 통행량이 매우 많은 지역이다.

 

더욱이 인근에는 예식장이 있는 복합 상가와 수도권 전철 1호선 소사역이 위치해 시민들의 보행과 이동이 매우 활발한 곳이다.

 

그러나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추락사고 이후에도 경고문 하나 없이 시민들이 공사장 인근을 오가고 있었고, 공사현장을 둘러싼 통제선이나 안전표지판 등도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더 큰 문제는 해당 공사현장 바로 앞에 소사경찰서 소사지구대가 있는데도 교통통제는 물론 보행자 안전확보를 위한 기본적인 현장대응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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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3분께 부천 소사역 인근 현대힐스테이트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고층구조물 철제 자재 10여개가 강풍에 도로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김종구기자

 

시민 A씨(34)는 “지구대가 바로 앞에 있는데도 아무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시민 B씨(60)는 “공사장 건물 쪽에서 철제 자재가 ‘쾅’ 하고 떨어졌는데도 지나가는 시민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걷고 있었다”며 “몇초 차이로 머리 위에 떨어졌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 C씨(54)는 “시민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어야 움직이겠냐?”라며 “눈앞에 경찰서가 있어도 안전은 남의 일”이라는 비판했다.

 

기상청은 이날 부천 지역에 강풍주의보를 발령하고, 구조물 낙하 등 안전사고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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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3분께 부천 소사역 인근 현대힐스테이트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고층구조물 철제 자재 10여개가 강풍에 도로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김종구기자

 

경기도는 이날 오전 11시26분께 “오늘 오후까지 초속 20m 이상의 강풍이 예상된다. ▲옥외 시설물 고정▲야외 활동 자제▲낙하물 주의 등 안전에 유의하시기를 바랍니다”는 안전 문자를 발송했다.

 

부천시와 건설사, 경찰 등은 현장에서 추가로 자재가 추락하는 것을 막을 안전조치와 보행하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 최우선으로 신호수 배치와 통제선 설치, 경고문 부착 등 적극 대응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고층 아파트 벽면에서 갑자기 십여 개의 철판이 떨어져 시민들 안전을 확보하고 수거했으며, 더 이상 철재가 떨어지지 않아 시공사 측이 사고를 수습하는 것을 보고 교통 통제한 후 철수했다”라고 해명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해당 사고를 보고 받고 현장에 나가 점검하고 강풍이 계속 예상돼 건설사 측에 교통 통제나 경고문 부착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안전전문가 D씨는 “고층 공사 현장은 강풍 시 사고 위험이 극단적으로 커지는 만큼, 해당 구간 보행자 차단과 즉각적인 교통 통제가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도시 안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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