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외국인 1천637만명…‘불친절·바가지’ 관광 민원 급증
"음식점에서 5만3000원어치 치킨을 포장 주문했는데, 카드로 55만3000원이 청구됐어요"
한국을 방문한 한 일본 관광객이 당한 바가지 사례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쇼핑, 음식 등 '바가지요금'에 대한 불만이 가장 많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관광공사가 발간한 ‘2024 관광불편신고 종합분석서’를 보면 지난해 관광불편신고센터에 접수된 불편 신고는 총 1543건으로 전년 대비 71.1% 증가했다. 이 중 ‘쇼핑’ 관련 신고가 398건으로 전체의 25.8%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다음으로는 △택시(309건, 20%) △숙박(258건, 16.7%) △공항·항공(165건, 10.7%) 순으로 나타났다.
관광공사는 코로나19 이후 단체 관광객 중심의 여행 형태가 개별 자유여행객 중심으로 바뀌면서 여행사를 거치지 않는 분야에서 불만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전체 신고 중 외국인 관광객의 비중은 1433건(92.9%)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내국인은 110건(7.1%)에 불과했다.
특히 중화권 관광객의 불만이 1022건(66.2%)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인의 해외여행 수요가 전년 대비 128% 증가한 가운데, 여행 트렌드가 자유여행 중심으로 급격히 변화한 영향이 컸다.
중국인의 자유여행 비중은 2019년 30% 수준에서 2023년에는 90% 이상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단체 여행 비중은 63%에서 7%로 줄었다.
가장 많은 신고가 접수된 ‘쇼핑’ 분야에서는 가격 시비(23.1%), 직원 불친절(22.6%), 환불 및 제품 교환 요청(14.6%)이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택시 관련 불만은 전년 대비 81.1% 증가했다. 부당요금 징수 및 미터기 사용 거부(60.2%), 운전사 불친절(10.4%), 난폭운전 및 우회운전(8.7%) 순으로 나타났다.
숙박 분야 불만도 81.7% 늘었으며, 시설 및 위생관리 불량(34.5%), 예약취소 및 위약금 관련 문제(24.4%), 서비스 불량(18.2%)이 주요 항목이었다.
부분의 불만이 ‘직원 태도’, ‘바가지 요금’, ‘위생 불량’ 등에 집중된 점을 들어 ‘관광 서비스 수용태세 개선 캠페인’ 등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관광공사는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한국 관광산업은 질적 성장을 꾀해야 할 시점에 와있다"며 "쇼핑 바가지 요금, 불친절 등이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것은 단순한 민원이 아닌 한국 관광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구조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개별 자유여행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에도, 전통적인 단체 관광 위주로 구성된 서비스 체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단기 캠페인이나 일회성 단속을 넘어 △관광 종사자에 대한 서비스 교육 강화 △외국어 안내 시스템 정비 △공정한 가격 정책 확립 등 지속 가능한 구조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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