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파면선고' 문형배 오늘 퇴임…“헌재 결정 존중해야”

"헌재 결정 존중, 헌재 구성원 다양화, 구성원간 깊은 대화" 강조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8일 퇴임했다. 사진은 자신의 퇴임식에 참석해 퇴임사를 전달하는 문 대행. 연합뉴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8일 퇴임했다. 사진은 자신의 퇴임식에 참석해 퇴임사를 전달하는 문 대행.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파면선고를 내렸던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59·사법연수원 18기)이 6년의 임기를 마치고 오늘 퇴임하며 “시민으로 헌재를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문 대행은 18일 오전 11시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해 허리 숙여 인사한 후 전한 퇴임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원고 3쪽 분량의 퇴임사를 암기해 온 문 대행은 구성원들과 눈을 마주치며 소회를 전했다.

 

문 대행은 헌재 구성원들을 향해 “헌법이 부여한 사명을 헌재가 다하기 위해 사실성과 타당성을 갖춘 결정을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헌재 결정에 대한 존중 ▲헌재 구성원 다양화 ▲더 깊은 대화 등 3가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먼저 문 대행은 그간 재판관들을 향해 제기됐던 ‘이념·성향’ 논쟁을 의식한 듯 “(헌재의) 결정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며 “학술적 비판은 당연히 허용돼야겠지만 대인논증 같은 비난은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대인논증은 경력이나 사상 등을 지적하며 비판하는 것이다.

 

또 문 대행은 헌재가 ‘사회 통합’이라는 헌법상 책무를 다하기 위해 헌재 구성원을 다양화해 집단사고의 함정을 피하고, 헌재 구성원들 사이에 더 깊은 대화를 나눠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문 대행은 다른 재판관과 헌재 구성원 등에 감사를 전하며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제 나름의 방식으로 헌재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헌재 내 테니스·걷기 동호회 회원들에게도 "특별한 감사"를 전하는 대목에서 참석자들 사이에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경남 하동 출신인 문 대행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2년 부산지법에서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창원지법 진주지원장, 부산가정법원장,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거친 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2019년 4월 헌법재판관에 취임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이종석 전 헌재소장이 퇴임한 후 권한대행을 맡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파면을 선고했다.

 

퇴임 후에는 원래 거주지인 부산으로 내려가 당분간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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