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미진으로 4년 만에 폐쇄 불구... 도청 홈페이지에 소개 링크 방치 道 “관리 못한 불찰… 시정 조치”
[단독] 100억짜리 경기지역경제포털, 클릭하니 불법도박 연결 ‘황당’
경기도가 100억원을 쏟아부어 만든 ‘경기지역경제포털’이 도민을 불법 도박사이트로 이끄는 매개체로 전락했다.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AI국을 신설해 빅데이터 등 4차 산업을 대비하겠다던 도가 정작 자체 빅데이터 플랫폼 관리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청 홈페이지에 소개된 경기지역경제포털 사이트 링크를 클릭하면 불법도박 사이트로 연결된다. 해당 페이지에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온라인 바카라’ 등을 소개하는 광고 배너가 표출되고, 온라인카지노 사이트를 소개하는 글들이 줄줄이 나와 있다.
경기지역경제포털은 도가 지역경제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며 지난 2020년 1월 오픈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 사업을 통해 3년 동안 국비 약 100억원을 지원받았다. 당시 도는 지역경제 데이터를 열람, 거래, 활용할 수 있는 지자체 유일의 종합 사이트를 만들겠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성과 미진’을 이유로 구축한 지 4년 만에 플랫폼에서 손을 뗐다.
도가 사이트를 방치하는 사이 해당 사이트는 불법 도박사이트로 안내하는 창구가 됐지만, 도는 이 같은 사실을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 결국 언제부터 사이트가 불법의 장이 됐는지, 얼마나 많은 도민들이 이 사이트를 통해 불법 도박사이트를 접하게 됐는지 확인할 수 없게 된 셈이다.
도 관계자는 “플랫폼 유지·관리 비용이 연 4억~5억원에 달한 반면 플랫폼을 통한 데이터 거래 매출은 연평균 1억원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운영을 중단했다”며 “(얼마나 많은 도민들이)도박사이트에 접속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도메인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불찰”이라며 “사이트 주소를 확인해 바로 시정 조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채원호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는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사용해 만들어놓고, 4년 만에 운영을 중단한 것은 졸속행정과 다름없다”며 “도민들이 누구나 볼 수 있는 도청 홈페이지에 소개된 링크가 불법도박 사이트로 연결되는 것은 행정 신뢰도 또한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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