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가 주민수용성 확보 등을 이유로 경기도가 행정심판 등을 통해 인용한 인허가 불허 부당 처분까지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행정기관이 행정심판을 가볍게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사이 사업이 상당 기간 늦어지면서 추산되는 손실액이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한국전력공사 임직원의 하남시청 앞 1인 시위(경기일보 16일자 인터넷)는 9일째 계속됐다.
24일 하남시와 한전 등에 따르면 시는 한전이 추진 중인 감일동 소재 동서울변전소에 대한 옥내화 및 변환설비 증설사업 관련 4건의 인허가 불허처분이 경기도 행정심판에서 패소했음에도 결정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결정 이후 4개월째 처리가 지연되면서 시 스스로 주민 민원을 볼모로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송전망 건설사업에 사실상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한전은 문제의 4건을 포함, 앞으로 진행해야 할 인허가 건수가 10여건이나 더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돼 시의 발목잡기가 계속될 경우, 사업 지체 기간을 가늠하기 힘들어 손실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렇자 한전 사장과 부사장 등 최고 경영진은 이날 이현재 시장을 찾아 항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시의 전향적 자세 변화가 없을 경우, 사업 지체에 따른 손해 배상 등 법적 대응까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전은 이 사업을 위해 전반적 공정에 대해 업체들과 계약 등을 통해 공사를 진행 중이나 사업이 장기간 지체되면서 지체상황금 등 비용 발생이 만만찮을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전기를 받아 최종 변환 과정을 거쳐 가정에 내보내는 전진기지 동서울변전소 사업이 지체되면 강원도 일원 화력발전소 운영까지 동반 지연될 수 밖에 없어 민원이나 손실분은 천문학적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한전 HVDC건설본부 임직원들은 지난 16일 김호기 본부장을 시작으로 출근시간대 하남시청 정문 앞에서 9일째 1인 시위를 이어갔다.
하남시의 실효적 대책이 나오기까지 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 나갈 방침이다.
한전 HVDC건설본부 관계자는 “앞으로 하남시와 협의해야 할 인허가건이 10여건이나 되는데 이처럼 건건 별로 주민수용성 등을 이유로 발목을 잡을 경우, 사업을 진행시켜 갈수 있을런지 의문이 든다”면서 “행정심판에서 인용된 4건 중 옥내화와 관련된 3건이라도 빨리 처리해주었으면 하고 이런 사이, 경관 디자인에 대한 주민 의견반영 등 주민수용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면서 늦었지만 손실분을 줄이면서 사업을 진행시켜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전이 이날 일련의 하남시 행정 절차 진행에 대해 항의하는 호소문을 발표하자 즉각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시는 입장문을 통해 “사업이 전력망 확충과 수도권 전력안정화를 위한 국가 핵심사업임을 이해한다. 수차례 증설에 따른 주민수용성 확보를 요구했고 한전 또한 이를 약속했다”면서 “하지만 동서울변전소 이슈가 발생된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도 감일 주민들은 대규모 증설에 따른 안전 우려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 행정심판 인용 결정에 따라 시는 법과 규정에 맞게 그동안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 마치 하남시가 재량권을 남용한 무책임하고 비상식적인 행정기관으로 비판만 하는 것은 거대 공기업이 과연 해당 사업을 미래첨단산업의 핵심이자 국가경쟁력을 위한 사업으로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시는 “국가 정책이 진정한 공공성을 갖기 위해서는 그 정당성 만큼이나 시민과의 신뢰와 공감이 전제돼야 한다. 시는 사업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시민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민을 설득하고, 이해를 먼저 구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남시는 지난해 한전이 신청한 3건의 옥내화 및 1건의 변환 설비에 대해 주민 반발 등을 이유로 인허가를 불허했으나 경기도 행정심판에서 패소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현재까지 수개월째 주민공람 중 제기된 민원 등을 이유로 처리를 제 때 해주지 않으면서 또다시 수민수용성 확보 등을 요구, 말썽을 자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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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4165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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