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선 패배 김동연, 정치 잊고 도정 챙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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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동연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끝났다. 예상대로 이재명 후보가 압승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2위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눌렀다. 예상보다 크게 나쁠 건 없는 결과다. 하지만 뼈아픈 지점이 있다. 충청권과 경기도에서의 성적이다. 충청도는 김 지사의 고향이다. ‘충청 대망론’이 정치적 자산이다. 도지사 당선 직후에 충청도를 찾았다. 뒤에도 틈틈이 찾아가 충청 민심을 챙겼다. 얻은 당원 득표율 7.54%. ‘충청 맹주’라 하기에 빈약하다.

 

1천400만 경기도 성적은 더 아쉽다. 2022년 이후 3년째 도지사다. 기회소득 복지를 추구해왔다. 역대 최대 규모 예산도 투입했다. 100조원 투자유치 목표도 추진 중이다. 북부특별자치도 구상도 만들었다. 경제발전과 균형발전 도정이다. 그런 경기도민에게 받은 평가치곤 낮다. 이재명 전 대표의 장악력이 워낙 앞서긴 한다. 당원에서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일반 여론에서 기대 이하다. 고민하고 가야 할 부분이다.

 

김동연 지사의 민주당 경선은 끝났다.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정상적’ 기회는 없다. 이제 찾아야 할 곳은 경기도다. 도정 공백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경선 전까지 광주·전남 방문만 열너댓 번에 달한다. 현직 경기지사가 그만큼 갈 이유는 ‘정치’였다. 정부 또는 중앙정치를 향한 메시지가 쉼 없었다. 셀 수 없는 그 워딩의 목적도 ‘정치’였다. 서울에서 열린 집회 현장에도 그가 있었다. 외친 구호 역시 ‘정치’였다.

 

지역 정치 신뢰도 망가졌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이 최근 ‘김동연표 안건’을 모두 정지시켰다. 29건을 제출했는데 28건이나 멈췄다. ‘소통하지 않는 김 지사’를 이유로 들었다. 과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 상대 잠룡에 대한 견제도 있었다. 하지만 조화롭지 못한 점도 많았다. 같은 민주당과도 매끄럽지 않았다. 김 지사 대권 행보를 견제했다. “경기지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라.” 민주당 대표의원의 연설이었다. 복원해야 한다.

 

‘김동연지사는 경기도지사 연임에 도전할 것인가.’ 경선에 진 그를 향하게 될 질문이다. 면전에서는 안 물어도 속으론 다 궁금해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3~4월 즈음의 소문이 있었다. ‘경선 2위-대선 기여-경기지사 연임-차기 대권 도전’설이다. ‘노골적인 2위 전략’을 전제로 한다. 비명계 단체 합류는 그 즈음 무산됐다. 하루가 급변할 정치 지형이다. 지금 구상이 무슨 의미가 있나. 중요한 건 눈앞의 현안이다. 그게 도정이다.

 

끊고 맺음이 분명한 것도 큰 정치의 덕목이다. 대권 싹 잊고 도정에 푹 빠져야 한다. 그래야 할 만큼 허비한 시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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