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위한 따뜻한 가위질… 한은진 수원 클로젯 헤어 원장

한은정 클로젯 헤어 원장. 김은진기자
한은정 클로젯 헤어 원장. 김은진기자

 

“봉사는 저에겐 일상이자 또 하나의 도전입니다.”

 

어르신들을 위해 따뜻한 가위질을 실천하는 이가 있다.

 

수원특례시 영통구 매탄동에서 클로젯헤어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한은진 원장(47)이 그 주인공. 그는 ‘행복한 나눔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남들보다 먼저 미용일에 뛰어든 한 원장은 과거부터 미용 봉사를 꾸준히 해왔다. 처음엔 지역 미용인들과 함께 요양원, 노인정 등을 방문해 커트 봉사를 했다. 당시 관리가 되지 않은 어르신들의 머리를 볼 때마다 어르신들도 다양한 헤어 스타일을 하고 싶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항상 아쉬움이 남았다고 한다.

 

한 원장은 “저소득층 어르신들은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오랫동안 미용을 하지 못하거나 가끔 가격이 저렴한 미용실에 가 머리 길이만 다듬는다”며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알게 된 뒤 어르신들을 위한 헤어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시작된 한 원장만의 미용 봉사. 한 원장은 매월 셋째 주 월요일마다 미용실 영업 시간까지 미룬 채 어르신들을 초대한다. 매월 5~6명의 어르신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한 원장을 찾는다.

 

그의 손을 거쳐간 지역 어르신들만 수십명. 한 원장은 흡족해하는 어르신들의 표정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는 “제가 할 수 있고 제일 잘하는 게 미용인데 이걸 어르신들과 나누는 것”이라며 “미용이 저의 일상인 것처럼 봉사 역시 저의 일상”이라고 말했다.

 

한 원장의 봉사 정신은 미용인인 첫째 아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현재 아들과 봉사를 함께하면서 더 많은 어르신들의 머리를 책임지고 있다. 또 치매를 앓고 있어 미용실에서 거부당하거나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가 미용 봉사를 하기도 하며 지역 곳곳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 저소득층을 발굴하기도 한다.

 

한 원장은 미용 봉사뿐만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봉사에도 참여하면서 온정의 손길을 나누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지적장애인들이 있는 곳을 찾아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는 한 원장의 바람에서 시작된 것이다.

 

봉사 활동으로 에너지를 얻는다는 한 원장, 그는 더 많은 이들에게 ‘나누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한 원장은 “여러 이유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다”며 “이들을 찾아 더 많은 온기를 나누고 행복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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