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회 연천 구석기축제’가 개막 사흘째, 관람객 3만명 운집 과자로 연천군 캐릭터 ‘연이’, ‘천이’ 만들며 아이들 함박웃음 반려견 자랑하고 가족 영화 보며 '완벽한 하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사문화축제 ‘제32회 연천 구석기축제’가 개막 사흘째를 맞은 가운데, 축제 현장엔 3만명의 관람객이 모여들며 구석기 세계관으로 꽉 채운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겼다.
황금연휴의 중반인 4일 연천 전곡리 유적지엔 가족, 연인, 친구 단위의 관람객이 구석기인들의 퍼포먼스부터 석기와 자연재료를 활용해 한끼 식사를 만드는 ‘밥상대전’, 반려견 콘테스트, 나이트 시네마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과 경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특히 관람객들은 축제를 통한 역사 체험 뿐 아니라 연천의 대표 관광지인 임진강 주상절리, 재인폭포 등을 둘러보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갔다.
■ ‘춤추고, 만들고’…온가족이 즐기는 체험 프로그램
행사 셋째 날인 4일 연천마당에서는 옹기종기 모인 16개 팀의 가족이 과자를 이용해 연천군의 관광 캐릭터 ‘연이’와 ‘천이’를 만들며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연이&천이 꼴라주’ 체험 프로그램은 연천군이 크라운해태와 함께하는 연천 구석기축제의 상시 프로그램 중 하나다.
아이들은 7종의 과자로 연천에서 자란 율무새싹 캐릭터 ‘연이’와 주먹도끼 캐릭터 ‘천이’를 만들었다. 아이들은 물엿으로 ‘연이’ 얼굴의 테두리를 그린 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과자를 붙여가며 캐릭터를 완성해갔다. 설명서를 보며 신중하게 과자를 이어붙이는 아이들의 눈이 어느 때보다 초롱초롱 빛났다.
운영교사와 부모님의 손길이 더해져 연이, 천이의 캐릭터가 완성되자 다 함께 시식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며 프로그램을 즐겼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지는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으로 진행되며, 하루 96개 팀이 참석했다.
■ 반려견도 함께하는 축제 한마당 ‘펫스타 콘테스트’
이날 거센 바람으로 특설무대의 주요 행사가 연기되기도 했지만, 축제의 즐거움은 내내 이어졌다.
오후 1시50분께 강풍으로 중앙에 설치됐던 대형 그늘막이 흔들리기 시작하자, 연천군은 소방대원 30여명과 재빠르게 그늘막을 철거했다. 세이프 라인을 설치해 출입을 통제하고, 안전 매뉴얼에 따라 주요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등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 안전한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바람이 잦아들면서 오후 3시30분께 시작된 ‘펫스타 콘테스트’는 현장에서 사전 접수를 받아 7개 팀의 참가로 진행됐다. 견주와 함께 무대에 오른 반려견들은 저마다 장기를 뽐냈다.
‘모카(말티푸)’는 견주의 리코더 소리에 맞춰 노래를 불러 관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고, ‘우유(포메라니안)’는 작고 귀여운 외모를 뽐내며 견주의 말에 따라 앉고, 엎드리고, 하이파이브 등을 하며 눈길을 끌었다.
등장부터 남달랐던 ‘그레이(보더콜리)’는 견주의 다리 사이를 오가는 장기를 보여주며 뜨거운 호응을 얻은 끝에 1등을 차지했다.
관람객들은 펫스타 콘테스트를 즐겁게 관람하는 동시에 저마다 모두 심사위원이 됐다. 무대 스크린에 등장한 QR코드를 통해 1~10점의 점수를 매겨 1, 2, 3등의 반려견 견주에게는 15만원 상당의 펫용품이 선물로 증정됐다.
1등을 수상한 ‘그레이’ 견주 이수빈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족과 함께 구석기 축제를 찾았다”며 “올해는 펫 콘테스트가 새롭게 마련돼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 강아지와 함께 축제를 즐기고, 대회에서 1등을 수상해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 “누가 누가 더 원시인 같나요?”…전곡리안 패션왕 콘테스트
이어진 무대에서는 ‘전곡리안 패션왕’이 진행되며 구석기 시대로 더욱 흠뻑 빠져들었다. ‘전곡리안 패션왕’ 프로그램은 축제 기간에 나온 종이상자 등을 활용해 무대 의상과 소품을 만들어 선보이는 대회다.
온 가족이 함께 만든 구석기 시대의 가면을 쓰고 나온 할머니, 구석기 잔다르크 콘셉트의 옷을 입은 쌍둥이 자매, 박스로 만든 공룡을 타고 나온 가족 등 9개 팀의 참가자들은 저마다 구석기 시대의 콘셉트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특히 박스로 치마와 상의를 만들어 입고 펜으로 알록달록한 옷의 모양을 그려낸 권려원, 권윤아 자매는 페이스 페인팅을 곁들여 구석기 콘셉트의 리얼함을 더하며 대회의 1등을 차지했다.
권 자매는 “아빠와 함께 전곡리안 패션왕 콘테스트를 준비하게 됐다”며 “무대에서 살짝 부끄럽긴 했지만, 큰 호응을 받아 정말 즐거웠다. 1등을 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 ‘캠핑요리 대전’으로 축제 열기 더하고…‘나이트 시네마’로 화려한 마무리
오후 6시부터 구석기 바비큐존에서는 ‘구석기 밥상대전’이 열려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야간 창작 캠핑요리 경연대회인 ‘구석기 밥상대전’은 석기와 자연재료를 활용해 한끼 식사를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사전 예약을 통해 대회에 참가한 20개의 팀은 화덕을 이용해 고기를 굽고, 자유롭게 가져온 채소 등의 재료로 데코레이션을 해 근사한 캠핑 요리를 선보였다.
앞서 참가자들은 사전 게임을 통해 닭, 돼지고기, 소고기 중 각각 원하는 재료를 선택했으며, 심사는 ‘산적TV 밥굽남’ 유튜버 크리에이터가 맡았다. 심사는 요리의 맛, 창의성, 비주얼, 현장 퍼포먼스, 제한시간 준수 여부 등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개성있는 캠핑요리로 ‘구석기 최강의 요리상(대상)’, ‘불맛 정복했상(최우수상)’, ‘불멍하며 먹고 싶상(우수상)’, ‘원시인도 감탄하겠상, 싹싹 긁어먹었상, 이 맛에 사냥했상(장려상)’, ‘맛있게 했상(참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연천쌀 등 연천 농·특산품을 비롯해 다양한 상품을 받으며 모두가 즐기는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하자 특설무대에서는 ‘전곡 나이트 시네마’가 열렸다. 대형 스크린에서는 동굴을 떠나 새로운 거주지를 찾아 나선 크루즈 패밀리의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크루즈패밀리’가 상영됐다.
관람객들은 각각 빈백과 돗자리에 둘러앉아 영화를 보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봄밤의 여유를 즐겼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봄바람과 피크닉의 정취, 가족 영화가 어우러지며 따뜻한 감성으로 물든 이날 축제가 막을 내렸다.
행사 넷째 날인 5일엔 상시 프로그램과 함께 어린이 공연 ‘삐에로 빈’(오후 2시), 마술쇼 ‘포시즌컴퍼니’(오후 2시30분), 축하공연&주제공연과 드론쇼&불꽃쇼, 엑스포 선포식(오후 6시30분) 등이 이어진다.
연천군 관계자는 “‘연천 구석기축제’는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니라, 인류문화사의 한 획을 그은 연천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축제”라며 “황금연휴와 어린이날을 맞이해 관람객들이 연천의 자연과 문화를 즐기며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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