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중 1기… 北 설치 재추진 “광복 80년, 남북관계 회복 기대”
파주 임진각에 접경지역 최초로 설치된 통일로 가는 쌍둥이 ‘평화의 소녀상’ 1기의 북한 설치가 재추진되고 있다.
천주교 등 종교단체가 나서 일본군 성노예문제에 대한 민족 공통의 아픔을 공유하고 평화 통일을 앞당기자는 취지에서다.
8일 통일로 가는 평화의 소녀상 위원회(상임대표 김순현 이하 위원회)에 따르면 위원회와 천주교 등 종교단체는 임진각 자유의 다리 인근에 설치된 통일로 가는 평화의 소녀상 2기 중 1기를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당초 설치 목적대로 북한 설치를 다시 추진 중이다.
평화의 소녀상은 6㎡ 규모에 높이 143㎝, 가로 360㎝, 세로 160㎝ 등의 크기로 위원회가 시민 성금 등으로 지난 2019년 4월27일 2기를 제막했다.
‘소녀야, 고향가자’ 주제의 이 쌍둥이 평화의 소녀상은 담담한 표정에 주목을 쥐고 있으며 어깨 위에는 자유와 평화의 상징인 새가 앉아 있다.
평화의 소녀상에는 평안북도 희천에서 태어나 13세 때 공장에 취직시켜 주겠다는 말에 속아 중국 만주 일본군 위안소에서 고초를 겪은 고(故) 길원옥 할머니의 시가 새겨져 있다.
통일로 가는 평화의 소녀상은 설치 전부터 주목 받았다.
통상 다른 지역에선 1기뿐인 것과는 달리 2기를 설치해서다. 당초 위원회는 1기는 임진각에 남겨 두고 나머지 1기는 길원옥 할머니의 고향인 평안북도에 보내는 한편 북한이 제작한 평화의 소녀상을 그 빈 자리에 설치하도록 예정하며 추진했다.
그러나 올해로 평화의 소녀상 설치 6주년이 지났지만 북한에 1기를 보내려는 당초 취지는 이뤄지지 못했다. 그동안 위원회와 천주교 측이 추진에 나섰지만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관계 경색국면이 길게 이어 지면서 실현되지 못했다.
위원회와 천주교 측은 올해 광복 80주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시기인 만큼 악화된 남북관계가 정상적으로 회복될 것을 기대하면서 평화의 소녀상 북한 설치를 적극 추진 중이다.
김순현 상임대표는 “임진강에 세워진 쌍둥이 소녀상은 아직 고향(평안북도)을 가지 못하고 있다”며 “고향을 생각하고 다시 동무들과 함께 할 날들을 꿈궜던 소녀(길원옥 할머니)처럼 희망과 꿈을 잊지 않고 광복 80주년 북한 설치가 실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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