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첫날, ‘성장·민생·통합’ 세 갈래로 갈린 대선전 [6·3 대선]

이재명·김문수·이준석 각자 색채 선명히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출정식 및 첫 유세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국민의힘 김문수, 연세대학교 캠퍼스 방문한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 연합뉴스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출정식 및 첫 유세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국민의힘 김문수, 연세대학교 캠퍼스 방문한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 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보수와 진보를 망라한 후보자 간 진검승부의 막이 올랐다.

 

특히 주요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경기지역을 비롯한 전국을 누비는 첫날 유세에 돌입, ‘3파전’ 구도 속에서 저마다 강점을 부각하며 표심 공략에 나섰다.

 

12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각 후보는 각자의 첫 유세지에서 메시지와 대상층, 전개 방식 등의 노선과 향후 선거 전략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중앙선대위 출정식을 개최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던 곳에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함으로써 ‘내란 종식’을 통한 정권교체 프레임을 부각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내란으로 위기에 놓인 국민과 나라를 구할 ‘준비된 대통령’임을 자임했다.

 

이후 이 후보는 경기도 성남 판교와 화성 동탄에서 유세를 이어가며 본격적인 민심 공략에 나섰다. 성남과 경기도는 이 후보의 정치적 고향으로 제19·20대 성남시장과 민선 7기 경기도지사를 역임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지금의 이재명을 있게 해준 제 정치적 고향 경기도를 다시 찾으니 고향에 온 것처럼 푸근하고 반갑다”며 “성남을 바꿨고, 경기도를 바꿨고, 더불어민주당을 바꿨으니 이제 대한민국을 바꿀 기회를 달라”며 호소했다.

 

이날 이 후보가 방문한 성남 판교, 화성 동탄, 대전 등은 ‘K-이니셔티브’ 벨트로 불리며, 반도체·과학기술을 강조하고자 하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이 후보는 선거 운동 기간 민감한 정치적 이슈보다는 성장과 회복에 초점을 맞춰 범보수와 중도층을 끌어안는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한 뒤, 대구 서문시장에서 마무리하며 하루 동안 ‘시장 중심’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유권자의 피부에 가장 밀접한 전통시장과 ‘TK 핵심지’ 대구를 유세지로 선택한 건 ‘시장 대통령’이라는 상징을 부각하고, 전통 보수층 결집을 동시에 노리는 이중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근 후보 등록 직전까지 야권 단일화 논란으로 격랑을 겪은 김 후보는 선거운동 초반 보수 핵심 지지층을 다독이며 기반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대구 유세는 중도·무당층으로 확장되기 전 '집토끼'부터 단단히 잡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김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배고픔과 억압 등 여러 고통에 처한 북한 동포들을 우리가 구원해야 한다. 북한을 자유통일해서 풍요로운 북한을 만들 수 있는 정당은 국민의힘”이라며 “풍요롭게 하는 것이 진보이지, 가난하게 하는 것이 진보인가. 가짜 진보를 확 찢어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첫날부터 이례적인 행보로 시선을 끌었다. 이 후보는 이날 0시 일정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인 호남을 찾았다. 이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인 호남을 정면으로 공략하겠다는 도전이자, ‘보수의 외연 확장’이라는 이 후보의 정치적 야망을 드러낸 상징적 행보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이공계 출신이면서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고 있다고 자부하는 내게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최적의 장소”라고도 설명했다. ‘이공계’ 출신인 이 후보의 강점을 부각하고 변호사나 사회운동가 출신인 거대 양당 후보보다 산업을 더 잘 이끌 수 있다고 주장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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