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 높은 관객, ‘갈증’ 해소할 것”…임수택 ‘2025 수원연극축제’ 예술감독 [인터뷰 줌-in]

지난 14일 임수택 2025 수원연극축제 예술감독이 축제가 열리는 경기상상캠퍼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이나경기자
지난 14일 임수택 2025 수원연극축제 예술감독이 축제가 열리는 경기상상캠퍼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이나경기자

 

“해가 갈수록 관객들의 수준은 높아가고, 이들은 ‘괜찮은’ 예술에 대한 갈증을 갖고 있습니다. 관객이 하나가 돼 수준 높은 작품을 완성해가는 ‘수원연극축제’는 예술에 관한 시민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공간이 주는 힘은 실로 막강하다. 거대하고 웅장한 공연장에 들어서면 공간이 전하는 기운에 압도되기도 한다. 반대로 무대의 장막이 사라지고, 문턱도 사라진 거리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관객에게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예술가와 똑같은 눈높이에서 무대를 바라보며 이전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바라보고, 색다른 감상을 할 수 있다.

 

지난 1996년부터 거리예술의 대향연을 이어가고 있는 ‘수원연극축제’가 오는 17~18일 경기상상캠퍼스에서 열린다. 막바지 연습이 한창인 현장에서 만난 임수택 2025 수원연극축제 예술감독은 “관객과 소통하는 축제, 시민의 예술 갈증을 풀어주는 축제, 세계의 축제를 경험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축제”를 내걸었다.

 

임 감독은 지난 2003년부터 12년간 과천공연예술축제(전 ‘과천한마당축제’)를 담당하며 축제를 ‘거리예술’ 중심으로 바꿔 놓은 인물이다. 수원연극축제도 도맡으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 학식이 있고 없음을 떠나 누구나 평등하고 손 쉽게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실현하는데 힘 쏟았다.

 

그는 “거리공연은 명확히는 거리에서 행해지는 예술행위인 ‘공공 공간 연극’”이라며 “예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관객과의 소통과 만남인데, 관객과의 거리를 깨부수고 심지어는 관객이 배우가 돼 공연의 일부를 책임지며 공연 예술의 행위로 끌어들이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시민의 예술 갈증을 해소하는 ‘문화 민주주의’라는 것이다.

 

올해는 아시아 초연의 해외 초청 서커스부터 관객이 배우가 되는 참여형 작품, 국내 공모작 등 총 17개의 거리극·서커스·거리무용·음악극·전통연희의 다양한 거리공연이 캠퍼스가 자리한 숲속 곳곳에서 펼쳐진다.

 

임 감독의 말처럼 이번 ‘2025 수원연극축제’에는 시민이 배우가 되는 참여형 연극 체험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프랑스 초청작 ‘너를 안고(Carry on)’는 자녀와 부모의 여정을 담아내는데, 사전 공모를 거쳐 선발된 시민 공연자 8팀(부모와 아이 한 팀)이 워크숍을 거쳐 무대를 선보인다. 평범한 시민 가족들이 배우가 돼 또 다른 시민 관객에게 아이를 돌보는 과정의 기쁨과 고단함을 표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청년 1981앞 잔디밭에서는 참여형 거리극 ‘비버마을’이 진행된다. 캠퍼스를 찾는 방문객은 누구나 나무, 밧줄, 천 등 재료를 활용해 공동으로 하나의 집과 마을을 꾸려간다.

 

‘관객 체험형 공연’의 유행은 전 세계 거리예술의 경향이기도 하다. 임 감독은 “갈수록 해외에서도 예를 들어 관객이 이어폰을 사용하든 어떠한 장치를 마련해 관객으로 하여금 직접 체험하도록 하는 공연이 늘어나고 있다”며 “‘서커스’ 역시 전 세계에서 유행하는 장르로 이번 공연에 이탈리아와 벨기에 공연팀이 초청돼 관객에게 유럽 극단의 서커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피날레를 장식할 ‘불의 정원’ 역시 관람 포인트다. 창작 불꽃극 전문 단체인 예술불꽃화랑은 문명과 진화를 상징하는 생명의 불씨가 모여들어 불의 정원을 이룬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임 감독은 다시 한번 ‘관객’의 위대함을 강조했다. “관객은 높은 예술적 체험을 기대하는만큼 예술가들은 여기에 부응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예술가인 스태프들이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몇 달을 연습하고, 고민하고 밤을 새워가며 준비했습니다. 5월, 숲 속 곳곳에서 이 노력의 결과물들이 펼쳐지며 예술이 전하는 ‘감동’을 마음껏 느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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